제5화
남하연은 말도 안 된다는 듯 다급하게 외쳤다.
“아니에요! 선생님, 저 아니에요! 저 커닝 안 했어요! 쪽지는 진서아 거예요!”
하지만... 아무도 그녀를 믿지 않았다.
주변 친구들은 노골적으로 깔보는 눈빛을 보냈고 감독 선생님은 미간을 찌푸렸다.
더 최악인 건 하필 오늘 시험장 CCTV가 고장 나 있었다는 점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확인이라도 해볼 수 있었을 텐데 오늘은 CCTV로 결백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감독 선생님은 진서아와 남하연 바로 뒤에 앉아 있던 황성민을 바라봤다.
그곳은 시험 내내 두 사람의 움직임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자리였다.
“황성민, 너는 둘 뒤에 앉아 있었으니 봤을 거다. 대체 누가 커닝을 한 거냐?”
그 순간 교실 안의 모든 시선이 황성민에게로 쏠렸다.
남하연도 숨을 삼킨 채 그를 바라봤다.
황성민이 자신을 싫어한다 해도... 지금 이건 감정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는 황성민이 적어도 사실만큼은 말해줄 거라고 끝까지 믿었다.
반면 그는 남하연과 진서아를 번갈아 바라봤다.
진서아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애원하듯 그를 올려다봤다.
“...”
몇 초뿐인 침묵이었지만 남하연에게 그 시간은 마치 100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침내 황성민이 손가락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남하연이 커닝했습니다.”
남하연은 머릿속이 순식간에 새하얘졌다. 세상의 모든 소리가 한꺼번에 지워진 듯 지독한 정적만이 밀려왔다.
그녀는 황성민이 자신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망설임 하나 없이 진서아를 감싸며 존재하지도 않는 죄를 자신에게 뒤집어씌울 줄은 몰랐다.
누군가 말했었다. 고통이 한계를 넘어서면 감각은 오히려 마비되어 버린다고...
그 말이 옳았다. 남하연은 지금 자신을 방어할 기운도 억울함을 토로할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황성민의 얼굴을 바라본 채 눈물만 흘렸다.
그렇게 감독 선생님은 남하연을 따로 불러 세웠고 시험지는 즉시 회수됐다.
결국 남하연은 전 과목 성적이 전부 취소됐다.
...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