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화
곧 죽이 다 끓었다.
어젯밤보다 훨씬 진하고 깊은 향이 부엌 가득 퍼졌다.
강우빈은 직접 죽을 보온병에 옮겨 담았다.
“아, 아직 조금 남았네요. 보온병을 하나 더 가져올까요?”
한서연이 물었다.
“아냐. 은지는 그렇게 많이 못 먹어.”
강우빈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오늘 고생 많았어. 남은 죽은 네가 먹어.”
강우빈은 말하면서 채소를 담은 보온병도 함께 봉투에 넣었다.
시간을 흘끗 확인한 뒤 부엌 밖에 있는 주혜린에게 물었다.
“은우는 아직 안 왔어?”
시계를 보니 오후 다섯 시 반이었고, 이 시각이면 학교에서 걸어오더라도 벌써 도착했을 시간이었다.
“은우는 외갓집에 갔어요.”
주혜린이 잠시 머뭇거리다 덧붙였다.
“아까 제가... 말씀드렸는데 못 들으셨나 봐요.”
조리하느라 바빴던 탓에 강우빈은 그 말을 놓쳤던 모양이었다.
강우빈은 짧게 고개를 끄덕이고, 한서연이 아직 남아 있는 것도 신경 쓰지 않은 채 차를 몰아 심은지에게 죽을 배달하러 나섰다.
한서연의 마음속에는 질투와 고마움이 뒤섞여 있었다.
심은지가 밉고 얄미웠지만, 동시에 자신에게 이런 기회를 만들어준 것도 심은지였다.
강우빈과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함께 음식을 만든다는 건, 그 자체가 이미 특별했다.
한서연은 살짝 미소 지으며 남은 해산물 죽을 예쁜 그릇에 담고는 사진을 찍었다.
[믿기지 않네. 이게 그 분께서 처음으로 만드신 죽이라니... 정말 맛있어. 그분이 만든 죽을 내가 가장 먼저 맛보다니... 영광이네.]
한서연이 SNS에 올린 사진에는 해산물로 가득한 죽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공개된 또 다른 문구도 올렸다.
[이렇게 신선한 해산물 죽은 처음이야.]
단순한 한 줄이었지만 보는 사람 중 누군가는 그 의미를 알아챘다.
‘심은지, 네가 과연 이걸 보고도 밥이 넘어가겠어?’
한서연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죽을 한 숟가락 더 떴다.
‘지금쯤이면 대표님이 심은지에게 죽을 전해주고 있을 거겠지. 그 고지식하고 자존심 강한 여자는 분명 화를 내며 죽을 엎어버릴 거야. 아무리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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