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화
한서연은 자신이 한마디 한 걸로 강은우가 금세 시무룩해지는 걸 보고 은근히 만족스러워하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은우야, 오늘 밤에 이모랑 놀이공원 갈래? 우리 진짜 오래 못 갔잖아.”
순간 마음이 동했지만 엄마에게 용서받고 싶었던 강은우는 곧 심은지를 떠올렸다.
“괜찮아. 은지 언니한테는 이모가 잘 말해줄게. 우리 은우처럼 착한 아이를 싫어할 엄마가 어디 있겠니.”
한서연은 그렇게 말하며 강은우 마음속에 심은지와의 틈을 슬며시 심어놓았다.
“고마워요, 서연 이모. 그럼 학교 끝나면 꼭 데리러 와야 해요.”
한서연은 준비해 온 과자를 강은우에게 건네며 친구들이랑 나눠 먹으라고 했다.
강은우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뛰어갔다.
그 뒷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한서연의 얼굴에 걸려있던 미소도 순식간에 지워졌다.
그녀는 돌아서서 길가에 세워둔 차에 올라타 롤 케이크 한 조각을 꺼내 한입 베어 물었다.
방금 막 구워진 케이크는 아직 따뜻했고 확실히 맛도 좋았다.
“맛있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달콤함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한 조각을 전부 먹은 한서연은 살찔까 봐 걱정하며 창문을 내려 멀찍이 보이는 환경미화원을 향해 소리쳤다.
“아줌마! 아줌마!”
“네? 저요?”
“일하시느라 고생 많으신데 이거 드세요.”
한서연은 미소를 띤 얼굴로 남은 롤 케이크를 건넸다.
환경미화원이 고맙다고 말하기도 전에 한서연은 가속페달을 밟았다.
‘심은지에게 주라고? 처리하기 어렵지만 않았더라면 그냥 버렸을 텐데...’
한서연은 롤 케이크를 그냥 버리더라도 심은지에게 주고 싶지 않았다.
잠시 후, 한서연은 차를 몰아 한성 그룹 본사 앞에 도착했다.
거대한 건물은 하늘을 찌를 듯했고 꼭대기를 보려면 고개를 한껏 젖혀야 했다.
이 모든 게 심은지의 것이었다.
한성 그룹 산하의 수많은 브랜드, 계열사, 자산 그 모든 것이 한서연의 눈엔 질투와 욕망의 불씨였다.
그건 한서연이 평생, 아니 몇십 번의 생을 살아도 가지지 못할 부였다.
심은지는 태어날 때부터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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