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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하. 상처를 줄 생각이 없었다고요? 그럼 법정에 제출했던 그 사진들은 대체 뭐였죠?” 이준혁은 차가운 웃음을 흘리며 강우빈을 노려보았다. 그에게 설명할 기분이 아니었던 강우빈은 병상 위에 누운 심은지를 깊게 바라보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이혼에 동의할게요.” ‘은지야, 네가 원한다면 널 위해서 모든 걸 해줄게. 네가 잘 지낼 수만 있다면...’ 강우빈이 허리를 숙여 심은지가 누운 침상을 정리해 주었다. “뭐라고요?” 이준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봤다. 자신의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제가 잘못 들은 건가요? 30분 전까지만 해도 법정에서 끝까지 맞서며 이혼 절대 안 한다고 하더니 왜 이제 와서 태세 전환이에요? 강우빈 씨, 장난합니까?” ‘일찍 동의했으면 은지가 병원에 오는 일도 없었을 텐데...’ 이준혁은 지금 진짜로 강우빈을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저는 은지와 이혼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은지 건강이 더 중요하죠.” 강우빈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능하다면 그는 당연히 이혼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심은지가 이미 이혼을 결심한 이상 그가 억지로 버티면 오히려 심은지의 감정만 상할 뿐이라는 생각에 강우빈은 체념하게 되었다. 이준혁은 강우빈이 이런 말을 꺼낼 줄은 예상하지 못해 잠시 침묵에 잠겼다. “이혼에 동의한다고 해서 아무 조건 없는 건 아닙니다.” 강우빈은 이준혁의 태도에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었다. “무슨 조건인데요?” 이준혁이 자연스럽게 물었다. 요구가 지나치지만 않다면 이혼을 성사하기 위해 심은지도 받아들일 것이다. 강우빈은 그 말을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은지야, 이준혁의 태도가 곧 네 마음이겠지? 나랑 이혼하기 위해서라면 정말 아무것도 개의치 않는 거구나.’ “은지의 건강과 아이를 위해서라도 당분간 함께 지냈으면 합니다. 아이를 낳고 떠난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강우빈은 눈을 감고 가슴 속 씁쓸함을 누른 채 천천히 말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그는 심은지가 자신의 눈에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게 정말 불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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