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화
심은지는 무심코 한마디 칭찬을 내뱉었다.
그녀는 거짓말을 한 게 아니었고 오늘의 강은우는 정말로 상태가 아주 좋았다.
“그렇죠, 선생님도 그렇게 말했어요! 엄마, 나 이번 졸업 공연에서 피아노 전곡으로 독주했는데 한 음도 틀리지 않았어요!”
강은우는 자랑스럽게 덧붙였다.
심은지는 무대 위에서 하얀 정장을 입고 작은 모자를 쓴 채 피아노 앞에 앉아 손끝으로 건반을 두드리는 강은우를 바라보며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이게 바로 그녀가 한때 그토록 기다리던 졸업식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날이 되자 심은지는 그 자리에 없었다.
그 생각에 잠시 멍해지며 심은지는 후회라기보다는 가슴 한편이 허전해졌다.
자신의 감정이 드러나지 않도록 그녀는 일부러 동영상을 보며 무심히 화제를 돌렸다.
“네 가슴에 있던 빨간 꽃은 어디 갔어?”
“네?”
강은우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동영상 속 자신의 가슴이 텅 비어 있는 걸 보고서야 깨달았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만 해도 그 꽃을 달고 있었는데 무대 의상으로 갈아입으며 깜빡 잊은 것이다.
“아 맞다! 아빠, 내 빨간 꽃 어디 갔어요?”
강은우는 아빠를 향해 물으며 동시에 엄마의 질문에도 대답했다.
“미안해요, 엄마. 무대에 오를 때 깜빡했어요. 잠깐만요, 제가 지금 바로 찾아서... ”
말하던 강은우는 문득 멈칫했다. 그러고는 눈을 반짝이며 심은지를 바라봤다.
“엄마, 근데 어떻게 알아요? 나 아침에 빨간 꽃 달고 있었던 거?”
강우빈도 차 안에 두고 온 걸 떠올리며 놀란 듯 심은지를 바라봤다.
“그러게, 은지야, 어떻게 알았어? 오늘... 유치원에 간 거야?”
심은지는 속으로 실수했다고 생각하며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괜히 오해하지 마. 졸업식이면 선생님이 당연히 아이들한테 빨간 꽃 달라고 하겠지 싶어서 그냥 한 말이야.”
그녀는 자신이 그곳에 다녀갔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은지야, 너 잊었어? 은우 유치원은 네가 직접 골랐잖아. 그 유치원을 선택한 이유가 자유로운 교육 방식이라며? 형식주의를 안 따진다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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