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화
“좋아요, 다 좋아요.”
강은우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라도 두 어르신이 자신이 싫어한다고 오해할까 봐서였다.
“좋아한다니 다행이네. 은우야, 아까 단어 외우고 있었지? 참 열심히 하는구나.”
최미숙은 손주를 다정하게 칭찬했다.
부끄러운 듯 입술을 달싹이며 강은우가 말했다.
“이번 새 학기에는 꼭 좋은 성적을 받고 싶어요. 그러면 엄마한테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잖아요.”
그 말에 최미숙은 가슴이 뭉클해졌다.
“참 착한 아이구나. 하지만 공부는 서두를 일 아니야. 지금은 몸을 잘 회복하는 게 제일 중요하지.”
심종훈은 외손자가 또 엄마 이야기를 꺼낼까 봐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그럼, 약은 잘 챙겨 먹고 있지?”
“네! 요즘은 약도 잘 먹고 있어요. 금방 나을 거예요.”
씩씩하게 대답하며 강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다 낫게 되면 직접 엄마를 찾아갈 거라고 그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엄마가 병원에 오지 않아도 괜찮아. 그렇다면 내가 가면 되는 거니까. 그때 꼭 말해야지, 병원에 있는 동안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심종훈은 그 말을 듣고서야 안심한 듯 미소를 지었고 직접 장난감을 들어 외손자와 함께 놀기 시작했다.
새 장난감을 손에 넣은 강은우는 들뜬 표정으로 외할아버지와 함께 놀기 시작했다.
옆에서 최미숙은 혹시나 수액 줄을 건드릴까 봐 조심스럽게 지켜보았다.
그렇게 세 사람은 병원에서 오전 내내 즐겁게 지냈다.
점심 무렵, 도시락을 들고 병원에 온 강우빈과 함께 아이와 식사를 마친 뒤, 두 어르신은 자리를 떠났다.
식사가 끝나자 강우빈도 회사로 돌아가야 했다.
강은우는 아쉬웠지만 억지로 떼를 쓰지 않았다.
그저 얌전하게 손을 흔들며 아빠가 병실 문을 닫고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떠들썩하던 병실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강은우는 새로 받은 블라인드 박스와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다가 문득 재미가 사라졌다.
분명 예전에는 이 두 가지를 그렇게 갖고 싶어 했는데 막상 다 가지게 되니 마음이 이상하게 공허했다.
이전처럼 기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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