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강우빈은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섰다. 곧 엄마를 만난다는 생각에, 강은우는 차 안에서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한성 그룹 건물 앞에 도착한 순간, 강우빈은 깨달았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심은지는 회사가 아닌 집에서 쉬고 있을 터였다.
그렇다고 공들여 준비한 과일과 디저트를 몽땅 심씨 가문 저택에 들이밀 수도 없었다.
‘그 넓은 저택에 먹을 게 부족할 리 있겠어.’
결국 그는 차 안에 있던 것 중 일부만 골라 챙겨, 심씨 가문 저택으로 향했다.
마침 맞은편에서 차 한 대가 다가왔다.
“엄마다! 엄마!”
강은우가 차창을 두드리며 목이 터지라 외쳤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허공에 흩어질 뿐, 닿지 않았다.
두 차량은 그대로 엇갈려 지나갔고, 심은지의 차는 순식간에 멀리 사라져 버렸다.
강우빈은 즉시 차를 돌려 그녀의 뒤를 쫓았다.
심은지는 백화점에 들러 신상품 의류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녀는 곧 뒤를 따라붙은 두 그림자를 알아챘지만 못 본 척했다.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했을 때, 강우빈 부자와의 거리는 점점 좁혀졌다. 그들은 숨길 생각조차 없는 듯한 뻔한 발걸음이었다.
강은우는 바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강우빈이 붙잡았다. 괜히 다가갔다가 그녀와 더 멀어질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와, 저 남자 진짜 잘생겼다! 옆에 있는 애는 아들이야? 아빠랑 아들 똑 닮았네.”
“헉, 아기는 완전 미니어처 같네. 저렇게 생긴 부자가 다 있다니.”
“근데 왜 계속 한쪽만 힐끔거려? 혹시... 저기 앉아 있는 여자 때문 아니야?”
“어머, 근데 가족 아니야? 한 집 식구 같아 보이는데?”
백화점 안의 시선이 하나둘 모여들자,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점점 커졌다.
강우빈과 강은우,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눈길을 끌었다.
시선이 집중되자 심은지는 몸을 움찔했다. 불필요한 소란을 피하려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강우빈 부자는 그림자처럼 뒤따랐다.
“은지야, 옆에 휴게실에서 잠깐 기다려. 내가 사람 불러 매장 비우게 한 다음 다시 구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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