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강우빈은 마음속에서 큰 짐을 내려놓은 듯 후련해하며, 카톡으로 조현아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는 최근 심은지가 한서연을 못마땅해하는 이유가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일 거로 생각했다.
필경 한서연은 심은지가 직접 키워온 아이였고 그녀에게 늘 특별히 신경을 써왔다.
심은지는 강우빈이 자신만만하게 다시 자신을 붙잡으려 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더구나 그녀가 부자에게 화를 내는 것이 모두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 탓이라 여기는 그의 마음까지는 전혀 짐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시계를 힐끗 보니 오후 다섯 시 반, 퇴근까지 정확히 30분이 남아 있었다.
심은지는 급한 일을 모두 마무리한 터라 오늘 밤 야근을 할지 말지 잠시 고민에 잠겼다.
그때 그녀의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
전화는 강은우의 어린이용 워치에서 걸려온 것이었다.
그 워치에는 심은지의 부가 SIM 카드가 꽂혀 있었는데, 평소 같으면 강은우는 보통 강우빈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곤 했다.
심은지는 잠시 망설이더니 전화를 받았다.
“엄마, 언제 와? 할머니가 오늘 저녁 뭐 먹을지 물어보래.”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강은우의 목소리에는 기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심은지는 미간을 찌푸리며 냉정하게 물었다.
“누가 너 데려다준 거야?”
그녀는 강우빈이 보냈을 거로 생각했다.
“저... 할머니가 해주시는 밥을 먹고 싶어서 전화했더니, 할머니가 직접 데리러 오셨어요.”
강은우는 심은지의 목소리에 담긴 냉기를 눈치채고 본능적으로 서둘러 변명을 덧붙였다.
그의 말에 심은지는 오히려 침묵을 지켰다.
아이가 전화까지 해서 할머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다고 했다면, 최미숙은 분명 거절하지 않았을 것이다.
심은지는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말했다.
“할머니한테 오늘 엄마가 야근하니까 조금 늦게 들어갈 거라고 전해.”
“네.”
심은지는 걱정되는 마음에 한 마디를 덧붙였다.
“강은우, 할머니, 할아버지를 화나시게 하면 안 돼.”
“네, 제가 말 잘 들을게요.”
강은우는 억울한 표정을 보이더니 분명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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