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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당신이 승인했잖아.” “말도 안 돼! 난 네 사직서를 승인한 게 기억이 안 나는데?” 심수혁은 당황했는지 얼굴이 점점 굳어졌고 다급히 내가 사직서를 제출한 기록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나는 그를 조용히 바라봤다. 그의 반응이 놀랍지도 않고 그냥 웃겼다. 이 사람은 대체 뭘 기억할까? 주소민이 앞으로 묵을 집이 있나 밥은 잘 먹고 다니나 푹 쉬고 있나 그런 것만 기억하겠지, 나와 관련된 건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고. 내가 사직서를 냈던 것도 그가 나를 철저히 외면했던 것도 내가 하나의 프로젝트에 얼마나 목숨 걸고 매달렸는지도 모두 그의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아니, 애초에 없었을 수도 있다. 심수혁이 지금 당황한 이유는 내가 사직서를 냈다는 사실이 슬픈 게 아니라 이제 자기 대신 회사의 일을 처리해 줄 사람이 없어서였다. 이번 일만 넘기면 그는 또 예전처럼 돌아갈 것이다. 주소민과 계속 알콩달콩 잘 지낼 것이고 내 프로젝트를 그녀에게 몰래 넘겨주고 직원들이 나를 은근히 따돌릴 땐 묵인하거나 아예 부추기기까지 할 것이다. 그런 와중에 심수혁이 드디어 내 기록을 찾았다. 그리고 신청인란에 ‘서희연’이라는 이름을 본 순간 그는 눈을 부릅뜨고 뒷걸음질 쳤고 입에서 저절로 욕이 튀어나왔다. “도대체 누가 네 사직서를 승인했어? 우리가 어떤 사이인지 몰라서 그랬대?” 그는 거의 미친 사람처럼 회사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금세 연결됐고 그는 다짜고짜 고함을 질렀다. “서희연 사직서 낸 거, 너 나한테 확인했어? 누가 너보고 마음대로 처리하랬어!” “그게... 심 대표님, 예전에 대표님께서...” “내가 뭐? 내가 사직서 승인하라고 했냐고? 너 서희연이 내 아내라는 걸 몰라? 업무 하나 제대로 처리 못 하면서 감히 누구한테 잘 보이겠다고 이런 짓을 해?” “당장 회사에서 나가! 두 번 다시 내 눈에 띄지 마!” 그렇게 전화를 끊고는 심수혁은 다시 내 쪽으로 돌아와 한껏 부드러운 눈빛을 흘리며 말했다. “희연아, 나 진짜 네가 사직서 낸 것도 몰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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