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12화 염총과 애비슨
한참이 지난 후에야 마리는 생각을 멈췄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사무실을 나왔다.
마리는 바깥의 긴 복도를 지나 다른 사무실로 향했다.
이 사무실 안에는 코트를 입은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손에는 시가를 끼고 있었는데 어디로 보나 강력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이 사람의 진짜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2의 세계 90%의 사람들이 그의 별명을 들어본 적은 있었다.
바로 염총이었다. 염총은 일생 동안 담배 피우는 것 말고 다른 취미는 없었는데 한시도 손에서 시가를 놓지 않는다고 한다.
이 염총이라는 별명은 듣기에는 별로였지만 쉴드의 수령으로서 굉장한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
“수령님,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신이 조직의 녀석들이 크루스 항구에서 천왕궁에게 발각되었다고 합니다. 1시간 전, 천왕궁은 이미 크루스 항구를 철저히 포위했고요.”
마리는 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
그러나 염총은 아무런 감정의 파동도 없었다. 그는 마치 이런 상황을 일찌감치 예상이라도 한 것 같았다.
“천왕궁이 크루스 항구를 포위했다면 멕시코 측 정부의 동의를 거치지 않았을 리가 없는데 우리에게 일부러 늦게 알린 거지?”
“네, 수령님.”
마리가 대답했다.
“신이 조직의 그 녀석들은 제2의 세계 명문가의 자제들입니다. 그들이 만약 크루스 항구에서 천왕궁과 전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난다면 우리도 제2의 세계 사람들에게 이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게 됩니다.”
염총은 실눈을 뜨고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마리야, 너도 그 신이 조직의 녀석들이 너무 나댔다고 생각해? 천왕궁의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느냐 말이야.”
마리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고작 제2의 세계 2 세대의 쓰레기들이 어떻게 감히 천왕궁의 상대가 될 수 있겠습니까? 천왕궁이 요 몇 년 동안 해온 일을 우리가 모르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천왕궁은 우리 쉴드조차도 꺼리는 조직입니다. 아마 제2의 세계 큰 인물들이 직접 나선다고 해도 천왕궁의 상대가 안 될 텐데, 그런 애송이 녀석들은 더 말할 것도 없지요.”
“그 신이 애송이 녀석들이 천왕궁이 방심한 틈을 타 비열한 수단으로 천왕궁을 기습하고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그들은 천왕궁이 진정한 실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직 모릅니다.”
염총은 손에 든 시가를 깊이 한 모금 빨더니 말했다.
“그럼 마리, 그 애송이 녀석들도 자신이 한 행동에 책임은 져야겠지?”
“가서 애비슨 불러와.”
“네, 수령님.”
마리를 몸을 돌려 사무실을 떠났다. 그리고 약 5분 후에 역시 코트를 입고 어깨에 훈장을 달고 있는 남자가 염총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수령님, 찾으셨습니까?”
애비슨은 들어와 앉자마자 염총의 쿠바 시가를 달라고 했다.
염총은 자신의 시가 한 자루를 애비슨 앞에 던지며 말했다.
“매번 내 걸 뺏아 피는데, 넌 살 줄 몰라?”
애비슨은 웃으며 시가에 불을 붙이더니 말했다.
“당신 게 더 좋아 보이는 걸요. 방금 마리가 매우 다급해 보이던데 신이 쪽에 일이라도 생긴 건가요?”
“전 처음부터 그 애송이 녀석들이 너무 나대는 거라고 말했지 않습니까? 당시 그 신이 녀석들이 천왕궁을 겨냥하려고 했다는 걸 알았을 때 미리 막았어야 했습니다.”
“아니.”
염총은 고개를 저었다.
“이건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제2의 세계는 요 몇 년 동안 비록 은거했지만 줄곧 행동을 멈추지 않았어. 제2의 세계 많은 조직들은 이미 범속 도시의 각 분야에 침투해 있고, 진작에 제2의 세계 그들의 기세를 꺾었어야 했어.”
“그러니 마침 이번에 천왕궁의 손을 통해 제2의 세계 녀석들의 기세를 꺾어줄 수 있을 것 같아.”
애비슨이 말했다.
“그럼 지금 도대체 무슨 상황입니까?”
염총이 대답했다.
“신이 조직은 크루스 항구에서 천왕궁 사람들에게 완전히 포위됐어. 결과는 불 보듯 뻔하잖아?”
애비슨은 갑자기 엄숙해졌다.
“그럼 제가 사람들을 데리고 크루스 항구로 갈까요?”
염총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다. 이미 다 늦었어. 그냥 천왕도로 가.”
“알겠습니다.”
애비슨은 어정쩡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정말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정말 그 천왕궁 미치광이들과는 접촉하고 싶지는 않은 걸요.”
애비슨은 일어나 자리에서 떠났고 염총은 혼자 이곳에 앉아 손에 든 시가를 연거푸 여러 모금 빨았다.
염총이 손에 든 시가를 거의 반쯤 태웠을 때, 마침내 옆에 있는 유선전화를 들어 전화 한 통을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다소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염총, 네가 직접 나에게 전화를 했다는 건 틀림없이 좋은 일은 아니라는 거겠지?”
“맞아. 좋은 일이 아니야.”
염총이 웃으며 말했다.
“사신, 너희들은 22 명의 세력들이 연합하여 천왕궁에 대한 중재회를 열었다지? 결과는?”
“결과는 나왔어.”
전화기 너머의 사신이 말했다.
“중재회에서는 H국 조직이 제2의 세계로 가입하는 걸 허용하지 않기로 했어. 그들은 범속 초월의 조직으로 된 이상 반드시 H국으로 돌아가야 해.”
“허허.”
염총이 웃으며 말했다.
“결국 인종차별이었네. 그런데 내가 보이게 천왕궁은 애초에 너희 제2의 세계에 가입할 생각이 없어 보였는 걸? 좋지 않은 소식이 하나 있어. 2 세대의 카덴이 너희 자제들을 이끌고 천왕궁을 기습했어. 지금은 그들이 천왕궁에 완전히 포위된 상태고.”
“그러니 당신들은 자식들의 장례를 치를 준비를 단단히 해두는 게 좋을 거야.”
전화기 너머로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던 사신이 한 마디 했다.
“그들은 그럴 용기가 없을 거야.”
“누구를 말하는 거지?”
염총이 말했다.
“신이? 아니면 천왕궁?”
“만약 당신이 말한 게 신이라면 난 지금 매우 책임감 있게 말하지. 당신이 틀렸어. 넌 그들이 얼마나 오만방자한지 몰라. 당신들이 연합하여 중재회를 열 때 그들은 이미 국제적으로 많은 세력들과 연락하여 천왕궁을 기습했어. 그리고 지금은 천왕궁이 철저히 분노한 상태고.”
“얼마 전 천왕궁의 궁주 하천이 직접 앞장서 국제적으로 신이와 관련된 많은 조직들을 파멸시켰어. 천왕궁 사람들 중 누구 하나 생사를 오가는 전쟁을 겪지 않은 사람이 없는데 어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감히 그들을 건드렸단 말이야?”
“만약 당신이 천왕궁을 말한 거라면 더더욱 큰 실수야.”
여기까지 말한 염총은 잠깐 침묵하더니 다시 말을 이어갔다.
“천왕궁이 당신들 제2의 세계를 건드리지 못한다고 생각 마. 당신들 자제들이 아니라 당신들이 직접 나서더라도 제2의 세계는 천왕궁의 상대가 아닐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