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유채윤은 진시후를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는 떨렸고 숨결마저 불안하게 흔들렸다. “너 너, 설마 정말 나은 거야?” “허.” 진시후는 피식 웃으며 증오 가득한 눈빛으로 유채윤을 바라봤다. 그는 수진계에서 5년을 단련하며 마음을 다스렸지만 유채윤이 자신에게 했던 짓들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 깊은 곳에서 거친 분노가 고개를 들었다. 그 싸늘한 눈빛을 느낀 유채윤은 본능적으로 한 발 물러섰다. 곧 고개를 홱 돌려 양나민을 쳐다봤다. “나민아, 너 대체 진시후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양나민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렇게 일이 터질 줄은 그녀도 몰랐다. 하지만 유채윤의 집요한 추궁 앞에서 결국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난 아무것도 안 했어. 진시후는 그냥 우연히 정신을 되찾은 거야.” “채윤아, 나도 네가 갑자기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아서 일단은 숨겨둔 거야.” 양나민은 유채윤의 팔을 꼭 붙잡고는 애원의 눈빛으로 진시후를 바라봤다. 유채윤이 진시후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기에 그가 충동적으로 나서지 않기를 바랐다. 야랑 같은 괴한조차 한 손에 제압하던 그 남자 앞에서 유채윤 같은 여자가 버틸 리 없었다. “말도 안 돼!” 유채윤은 흔들리는 눈빛으로 진시후를 보며 미친 듯 고래를 저었다.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그녀는 결국 양나민을 밀쳐내더니 밖으로 뛰쳐나갔다. 양나민은 순간 중심을 잃었지만 진시후가 재빨리 팔을 뻗어 그녀를 붙잡았다. “미친 년.” 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밖으로 뛰어가는 유채윤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 양나민이 입술을 깨물며 조심스레 말했다. “진시후, 채윤이는 원래 나쁜 애는 아니야.” “됐어. 넌 너고 걘 걔야. 우리 사이의 일에 끼어들지 마.” 진시후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냉정했다. 양나민은 무언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그의 차가운 얼굴을 보고는 결국 입을 다물었다. “걱정 마. 죽이진 않을 거야.” 진시후는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유채윤이 이렇게 쉽게 죽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에게는 그녀와 천천히 계산할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