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양나민을 병원에 보내 직원들을 안정시키게 한 뒤 진시후는 차 안에 앉아 서광철의 휴대폰을 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진시후는 서씨 가문 가주 서문찬의 번호를 찾아냈다.
전화가 연결되었지만 들려오는 것은 숨소리뿐이었다.
“서 가주, 제가 누군지는 알고 있겠죠?”
진시후는 비웃는 듯한 말투에 서문찬은 손이 덜덜 떨렸다.
물론 서문찬도 서광철을 그리 좋아하진 않았다.
너무 잔인하고 제멋대로라 늘 문제만 일으켰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서광철은 어디까지나 서문찬의 아들이었다.
“진시후!”
이를 악물며 진시후의 이름을 부르는 서문찬의 목소리에는 얼음장 같은 살기가 서려 있었다.
진시후는 가볍게 웃었다.
“그래요, 나예요. 이제 좀 배상 얘기를 해볼까요?”
“배상? 하! 나를 바보로 아나?”
서문찬의 목소리가 더욱 싸늘해졌다.
“광철이랑 민이를 죽여놓고 감히 나한테 배상금 타령을 해?”
“맞아요.”
진시후는 태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서광철이 부하를 이끌고 난동을 부려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어요. 단 한 가지 조건만 말할게요. 배상금은 십억 원이에요. 배상금을 제때 지급하면 서광철의 시신을 돌려줄게요. 싫다면 단주 고속도로 입구에 시신을 걸어두죠 뭐.”
진시후는 입꼬리를 올리며 덧붙였다.
“참, 서씨 가문의 명망 높은 둘째 도련님이라고 친절히 소개도 해 줄게요.”
전화기 너머로 짙은 침묵이 흘렀다.
서문찬의 분노는 말로 다할 수 없었다.
그러나 수십 년간 가문을 지켜온 노련한 수장은 이내 감정을 억누르고 차분히 말했다.
“좋아. 네가 원하는 대로 하자.”
진시후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이 정도 상황에서 침착한 걸 보면 분명 다른 속셈이 있는 게 틀림없다.
‘지금 당장 단주를 쓸어버려도 시원찮을 텐데 이렇게 차분하다고?’
진시후는 잠시 생각하다가 피식 웃었다.
“돈과 시신을 동시에 주고받는 거로 해요. 그리고 난 인내심이 없는 편이에요.”
진시후는 그렇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은 후 한 손으로 운전대를 두드리며 혼잣말했다.
“서문찬, 정말 잘 참네. 대체 뭘 위해서 버티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