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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그러나 이번에 도윤서의 모습을 보니 그녀의 이마에 검은 기운이 스쳐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검은 기운은 순식간에 사라져서 진시후는 자신이 잘못 본 줄 알았다. 손가락으로 점을 치듯 움직이며 진시후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윤서 씨는 자신이 매우 멍청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봤던 것도 잘 잊어버리고?” “맞아요!” 도윤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원래 할아버지께서 저한테 의술을 물려주시려고 했는데 제가 워낙 재능이 없어서요. 하지만 저는 분명 엄청 노력하고 있거든요!”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건 병이에요.” 진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됐어요. 이번에는 나한테 큰 도움을 줬으니 조만간 치료법을 찾아 치료해드릴게요.” 진시후는 현재 그녀를 치료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도윤서의 병은 비교적 특이해서 필요한 것이 많았고 그는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도윤서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진시후를 쳐다봤다. “저, 저를 놀리는 건 아니시죠? 저도 검사받아 봤는데 몸은 엄청 튼튼하대요.” 진시후는 손가락으로 머리를 톡톡 두드리면서 말했다. “윤서 씨 병은 여기에 있다니까요! 에휴, 욕하는 거 아니에요. 진짜예요. 나중에 윤서 씨 할아버지가 돌아오시면 다시 올게요!” 말을 마친 진시후는 장명훈에게 검객을 데리고 가라고 지시했다. 도윤서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 ‘방금 진시후 그자는 딱 봐도 나를 바보 취급하는 거잖아? 누가 모를 줄 알고.’ 암금 그룹 지하실. 검객은 희미하게 정신을 차렸다. 자신의 몸이 묶여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자 그의 얼굴에 쓴웃음이 스쳐 지나갔다. “흐흐.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더니! 좋아! 내가 졌다!” 진시후는 그의 앞에 다가가 앉았다. “그렇게 이를 바득바득 갈 필요 없어. 살아 있는 게 훨씬 낫잖아?” “흥! 진시후, 네놈이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다! 내가 눈 하나 깜빡하면 네 성으로 갈아치우지!” 검객은 고개를 꼿꼿이 쳐들고 오만함을 드러냈다. 진시후는 말없이 손가락으로 기경을 검객의 몸에 튕겨 넣었다. 검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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