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2장
고연화가 물 한모금을 홀짝 마셨다.
“소피아 씨, 호기심 때문에 잠을 못 자는 걸 초면인 제가 책임져야 하는 거예요? 너무 황당하네요.”
소피아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손바닥을 내보였다.
“아 알겠어요! 설계사님이 그렇게 얘기하길 꺼려하시니 더는 안 물을게요! 식사하세요 설계사님!”
이때, 휴대폰 진동이 울렸고 탁지훈이 문자를 보내왔다.
[왔어요.]
고연화가 짐 정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배불렀습니다. 친구가 데리러 왔으니 두 분 맛있게 드세요.”
허태윤은 딱히 기분이 드러나지 않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자신의 휴대폰을 앞에 내밀었다.
“Moon, 연락처 남겨 줄래요?”
그의 휴대폰을 내려다 보며 고연화가 쌀쌀맞게 말했다.
“제 이메일 있으시지 않습니까? 궁금한 건 메일로 물으시죠, 연락처는 알려드리기 불편하네요.”
어딘가 모르게 동글동글한 Moon의 뒷모습을 보며 소피아가 넌지시 말했다.
“태윤아, 설계사님 혹시......”
소피아의 말이 끝나기도 바쁘게 허태윤은 벌써 뒤를 따라나가고 있었다.
고연화는 곧장 흰색 부가티 차량에 올라탔다.
그 모습을 유리문 뒤에 서있는 남자가 눈에 담았다......
......
차 안.
고연화는 안전벨트를 꽉 붙잡은 채 참아왔던 긴 한숨을 내쉬었다.
운전 속도가 빠르진 않았지만 그 모습에 탁지훈은 걱정이 앞섰다.
“왜요? 어디 불편해?”
“괜찮아요.”
탁지훈이 손을 뻗어 고연화의 어깨를 토닥였다.
“괜찮아요, 내가 있는데!”
고연화가 반쯤 나간 정신으로 탁지훈을 멍하니 쳐다 봤다.
“기사님 보낸다면서요? 왜 직접 온 거예요?”
“태윤이랑 같이 있다는데 내가 안심이 될 리가 있어야죠, 그래서 직접 데리러 왔고!”
“걱정 마요, 연기 잘 했으니까 눈치는 못 챘을거예요.”
탁지훈은 고연화가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가면을 쓰고 근거리에서 흠 잡히지 않았으니 허태윤이 무언가를 알아낼 리 없을 거라 여겼다.
그보다 더 걱정 되는 건 두 사람의 감정이 다시 싹틀 까봐서였다.
“반년 만에 만난 전남편인데 같이 밥 먹은 기분이 어때요?”
탁지훈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