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1장
그 말에 강준영이 흠칫 놀라며 한숨을 내뱉었다.
“그래서? 그림은 봤고?”
“아니요! 허태윤이 사갔대요! 일부러 저한텐 안 보여주고!”
강준영이 눈썹을 치켜들었다.
“그래서 어떡할 생각인데?”
“사장님이 허태윤 한테서 도로 그 그림 사다 주세요! 돈은 얼마가 되든 제가 낼 테니까!”
“돈이 문제가 아니야 연화야. 허태윤한테서 뭘 빼내려는 게 쉽지 않아서 문제지. 게다가 하필 지금 사들인 건 네가 필요로 한다는 걸 알고 일부러 약점 잡으려는 거니까 쉽게 건네주지도 않을 거야.”
고연화가 눈썹을 치켜들었다.
“그래서, 안 된다는 말씀이세요?”
강준영이 고연화의 머리를 싸악 쓰다듬었다.
“힘들긴 한데 네가 원하면 오빠가 이 한 몸 바쳐서라도 가져올게. 근데 그 전제는 네가 기다려 줘야 한다는 거야 알겠지?”
고연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리는 건 문제 없어요, 어떻게든 손에만 넣을 수 있다면요.”
“그렇게 엄마가 보고싶어?”
고연화가 기다란 속눈썹을 들어 올렸다.
“사장님은 안 보고 싶으세요?”
그 말에 강준영이 한숨을 내쉰다.
“당연히 보고 싶지, 근데 이미 곁에 없는 분인데 어쩌겠어. 생각이 깊어지면 집착으로 변한다잖아. 연화야, 오빠는 네가 이젠 그만 놔줬......”
고연화가 머리를 쓰다듬던 강준영의 손을 살짝 뿌리쳤다.
“전 못 놓겠어요! 온 세상이 엄마한테 등 돌린다고 해도 전 절대 엄마 배신하지 않을 거예요! 딴 사람들은 다 잊어도 전 안 잊을 거라고요!”
고집을 부리는 동생의 마음이 이해가 갔던 강준영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울적한 얘긴 그만하자! 늦었으니까 오빠가 방 데려다 줄게! 금방 와서 낯설 텐데 문제 있으면 연락해, 차차 익숙해 질거야.”
고연화도 자리에서 일어나 강준영의 뒤를 따랐다......
문을 열었을 땐, 바로 앞에 입을 떡 벌리고 있는 강찬양이 보였다.
흠칫 놀라던 강준영이 얼굴을 잔뜩 일그러 뜨렸다.
“언제 왔지? 여기서 뭐하는 거고?”
정신을 차린 강찬양이 강준영과 고연화를 번갈아보며 충격에 휩싸인 듯 입을 뻐끔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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