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화 잘 보관해 둬
이후로 시간은 별일 없이 잔잔하게 흘러갔다.
유채은은 차갑기만 한 병실에서 날마다 항암치료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반대로 신해정의 삶은 다시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주혜진의 개인 대기실.
신해정은 조심스럽게 드레스 가방을 열어, 자신이 온 마음을 쏟아 완성한 예복을 꺼냈다. 아이보리빛 실크가 조명 아래에서 진주처럼 은은한 윤기를 흘렸다.
신해정은 직접 주혜진의 곁으로 다가가 예복을 갈아입히기 시작했다.
지난번 치수를 잰 지 몇 주 되지 않았는데도, 주혜진의 배는 눈에 띄게 더 불러 있었다. 신해정은 저도 모르게 심장이 조여 왔다. 혹시라도 사이즈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어쩌나, 그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마지막 지퍼가 매끄럽게 올라가고, 치맛자락이 달빛처럼 바닥에 부드럽게 펼쳐지는 순간, 방 안에 있던 모두가 숨을 죽였다.
주혜진은 천천히 전신 거울 앞으로 걸어갔다.
거울 속 주혜진의 몸매는 임신으로 한층 풍성해졌지만, 이상하게도 둔해 보이지 않았다. 허리선이 높게 잡힌 디자인이 시선을 자연스럽게 위로 끌어올려 주혜진의 상체는 여전히 날씬해 보였고, 어깨와 목선은 더 또렷하고 아름답게 살아났다.
신해정은 거울 속 주혜진의 모습을 확인하자 그제야 가슴에 매달려 있던 긴장이 탁 풀렸다.
다행이었다. 신해정이 미리 여유를 둬 둔 치수가 딱 맞았다.
이 예복은 단순한 옷 한 벌이 아니었다. 신해정이 다시 살아난 뒤, 처음으로 작품이라 부를 수 있는 첫 결과물이었다. 미래를 향한 기대와 신해정이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는 증거가 모두 이 드레스 한 벌에 담겨 있었다.
“너무 예쁘네.”
옆에서 지켜보던 전수진이 감탄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주혜진은 불룩한 배를 살짝 쓰다듬었다. 눈빛에는 감출 수 없는 다정함과 애정이 번졌다.
이 드레스는 주혜진이 상상했던 기대치를 훌쩍 넘어섰다. 주혜진은 임신 때문에 카메라 앞에서 빛이 바랠까 봐 걱정했지만 신해정의 디자인은 그 걱정을 단숨에 뒤집었고 오히려 주혜진만의 가장 특별한 무기로 만들어 줬다.
‘해정 씨는 앞으로 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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