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준혁이도 왔구나?
신해정의 머릿속이 순식간에 하얘졌다.
‘할머니가 쓰러졌다고?’
손에 힘이 풀리며 몸이 휘청거렸고, 거의 서 있지 못할 뻔했다.
그때 강하고 단단한 팔이 재빨리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따뜻하고 안정적인 품이 그대로 그녀를 받아 주었다.
배정빈이었다.
어느새 뒤따라온 모양이었다.
그는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을 집어 들었고, 통화 화면을 확인하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
“해정 씨, 괜찮아요. 바로 병원으로 가요.”
진태오는 상황을 알아차리고 곧장 다가왔다. 눈빛에는 분명한 질문이 담겨 있었다.
배정빈은 얼굴에 핏기 하나 없는 신해정을 부축한 채 그를 힐끗 바라봤다.
“진태오 씨, 잠깐만 자리를 부탁드릴게요.”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아내한테 급한 일이 생겼어요.”
“알겠습니다.”
진태오는 상황 판단이 빠르기에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배정빈은 더 지체하지 않았다. 거의 안다시피 한 채 힘이 풀린 신해정을 데리고 빠르게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나서야, 진태오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이럴 수가. 대표님이랑 사모님이 하필 회사에서 마주치다니.’
조금만 어긋났어도 바로 들통날 뻔했다.
그래도 방금 사장님의 대응을 보면 사모님이 눈치채지는 않은 것 같았다.
진태오는 더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표정을 정리한 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회의실로 들어가 배정빈의 자리를 자연스럽게 이어받았다.
...
신해정과 배정빈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30분이 지나 있었다.
VIP 병동 복도에서, 오정호가 초조하게 오가고 있었다.
신해정을 보자마자 그는 안도의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다가왔다.
“해정 씨.”
신해정은 벽을 짚고 겨우 서 있었다.
목소리마저 떨렸다.
“아저씨... 할머니는요? 할머니가 어떻게 되신 거예요?”
오정호의 눈가가 붉어졌다. 목이 메어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저도 정확한 건 아직... 오후에 정원에서 햇볕 쬐고 계셨어요. 도우미가 다과를 가져다드리러 갔는데, 그때 이미 쓰러져 계셨습니다.”
아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