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강지연이 귀국한 그날 신재영은 강지연과 강이설 사이에서 단호한 선택을 했다.
그러나 그 고작 십여 분의 시간 차이로 강이설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그 이후의 일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점점 더 걷잡을 수 없게 흘러갔다.
그는 강이설이 자신이 강지연을 챙기는 것을 질투해 계속해서 도발한다고만 여겼다. 하지만 기억 속 순하고 선량했던 강지연이 이미 변해 있었다는 사실을, 아니면 애초에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그는 끝내 알아차리지 못했다.
진실을 알게 된 순간 그는 자신이 강지연이 강이설에게 수많은 상처를 주도록 방치해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간과 일에는 언제나 정확한 그였지만 사랑 앞에서는 늘 흔들렸다.
강이설을 좋아하면서도 인정하지 못했고, 내려놓았다고 믿으면서도 완전히 끊어내지 못했다. 그렇게 반복되는 선택 끝에 결국 상처 입은 사람은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이었다.
그 뒤로 깊은 밤마다 그의 꿈에는 눈물로 가득 찬 강이설의 눈만이 떠올랐다. 꿈속에서 그의 아내는 온몸을 떨며 울고 있었고 여윈 몸은 그에게서 너무도 멀리 떨어져 있었다.
신재영은 다가가 위로하고 끌어안고 싶었지만 아무리 애써도 가까워질 수 없었다.
끝없는 후회가 마침내 그를 집어삼켰다.
이래서는 안 됐다. 처음부터 모든 잘못은 그에게 있었다.
비행기가 착륙하는 순간 신재영은 길게 숨을 내쉬며 천천히 눈을 떴다.
심장이 북 치듯 요동쳤다. 그는 강이설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신재영은 자신의 마음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 얼른 강이설을 만나 그저 그녀의 용서를 구하고 그녀와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
신재영의 이런 마음을 강이설은 당연히 알지 못했다.
그녀는 민경준과 오랜 시간 함께 지내며 꽤 좋은 친구가 되어 있었다.
뜻밖에도 민경준과 취향도 관심사도 비슷했고 경험도 닮아 있었으며 게다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얼굴까지 지니고 있었으니 호감이 생기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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