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지금 이 순간 강이설은 거리 전체가 고요해진 듯한 착각에 빠졌다. 분주하던 차들도 이 순간에 멈춘 것처럼 그녀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로지 쿵쾅대는 자신의 심장 박동 소리만 들렸다.
잠시 멍해진 그녀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기쁨이 솟구쳐 올라 연이어 폭죽처럼 터져 나왔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부터 끝날 때까지 이 고백을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는지는 그녀 자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강이설은 환하게 웃으며 민경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그와 시선을 맞추었다.
“네. 그래요.”
그녀의 대답을 들은 민경준은 온 힘을 다해 강이설을 끌어안았다.
민경준은 마치 무언가 잃어버렸다가 되찾은 사람처럼 그녀를 품에 가두듯 끌어안았고 강이설은 웃으며 그의 팔을 두드려서야 아쉬운 듯 놓아주었다.
어렴풋이 짐작하는 바가 있지만 강이설은 그래도 물었다.
“그런데 아까 더는 놓치고 싶지 않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민경준은 아쉬운 듯 그녀를 놓아주더니 곧바로 손을 끌어당겨 깍지를 끼며 말했다.
“말 그대로예요. 이설 씨는 원래 내 아내가 될 사람이었거든요.”
그 말을 들은 강이설은 완전히 멍해졌다.
민경준은 그런 그녀의 멍한 얼굴을 보더니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하, 역시 잊어버렸네요!”
“다섯 살 때 이설 씨가 아주머니랑 우리 집에 놀러 왔을 때 나중에 크면 결혼하자고 약속했잖아요! 만약 내가 집안일 때문에 해외로 나가지 않았다면 우린 그대로 소꿉친구로 자라서 적당한 때가 되면 결혼했을 거예요!”
강이설은 그의 서운한 눈빛을 바라보다가 기억의 끝자락에서 어렴풋이 겹치는 얼굴 하나를 떠올렸다.
어릴 적에 그녀는 분명 민경준을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았다. 다만 시간이 너무 흘러 기억이 흐릿해졌을 뿐이었다.
결국 강이설은 뜸을 들이며 입을 열었다.
“혹시... 경준 씨가 그때 그 통통한 애...?”
강이설은 자신의 어머니가 살아 계셨을 때 친한 친구의 집에 함께 갔던 기억만 남아 있었다. 하지만 어른들의 세계는 늘 형식적이어서 누가 진짜 가까운 사람인지는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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