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소은지의 심장이 순간 콩닥거렸다.
영화 내용은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머릿속에는 그 혼인 계약서만 맴돌았다.
소은지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한태현 씨는 정말 노민 그룹이 무너질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물론이죠. 어디까지 망가뜨리고 싶은 건 소은지 씨가 정하면 됩니다.”
담담한 말투였지만 그 안에 담긴 힘은 섬뜩할 정도였다.
한태현의 확신에 찬 대답을 듣자 소은지는 아까 봤던 그 크라운 카드가 떠올라 참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꿈나무 방송사는 영화 업계 쪽이랑도 깊게 엮여 있는 건가요? 왜 영화관 사람들이 그 카드 하나에 그렇게 긴장하던 거죠?”
“상업 세계에서 협력은 기본이죠. 돈을 버는 일이라면 결국 다 같은 판 안에 있는 거예요. 그리고 그 카드 말인데...”
한태현은 고개를 돌려 소은지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그전에 소은지 씨에게 질문을 하나만 여쭤봐도 될까요?”
“네.”
“절 믿어요?”
소은지는 거의 망설이지 않았다.
“한태현 씨는 한유정의 오빠잖아요. 당연히 믿어요.”
“그럼 만약 제가 한유정의 오빠가 아니라면요?”
소은지는 동공이 순식간에 흔들리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목소리까지 떨렸다.
“그게 무슨... 한태현 씨가 한유정의 오빠가 아니라고요?”
한태현이 한유정의 오빠라는 걸 안 뒤로 소은지는 이 문제를 단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 사람이 한유정의 오빠가 아니라면 정체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스크린의 빛이 소은지의 얼굴 위에서 밝아졌다가 어두워지기를 반복했다.
그제야 소은지는 이 VIP 상영관이 얼마나 어둡고 넓으며 텅 비어 있는지 실감했다.
지금 이 공간에는 소은지와 한태현 둘뿐이었다.
한태현은 여태껏 소은지를 수없이 많이 도와줬기에 굳이 이 남자를 무서워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 가정 하나가 소은지의 마음속 가장 원초적인 공포를 건드렸다.
만약 한태현이 한유정의 오빠가 아니라면 소은지에게 접근한 이유는 뭔지, 주나연이 판 또 다른 함정은 아닌지, 새로운 사냥 게임은 아닌지, 나중에는 또다시 소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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