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공기가 팽팽하게 긴장돼 있었고 그 안엔 묘한 기류까지 감돌았다.
정민욱은 아무렇지 않은 듯 조용히 액셀을 밟았다.
최대한 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순간 차가 멈추기 무섭게 권예진은 문을 밀치듯 열고 뛰어내리더니 곧장 수술실이 있는 3번 건물 쪽으로 달려갔다.
공호열은 그녀의 뒷모습을 말없이 지켜봤는데 그 검은 눈동자가 가늘게 좁혀졌고 표정은 먹구름처럼 어두워졌다.
얇은 입술이 무겁게 움직인다.
“조사 결과는 나왔나?”
정민욱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이 일대는 외진 곳이라 CCTV도 부족하고 상당히 치밀하게 준비된 사고입니다. 조사하는 데 어려움이...”
“네 무능한 변명은 듣고 싶지 않아.”
공호열이 냉정하게 말을 끊었고 손으로 미간을 꾹 누르며 말했다.
“지금까지 알아낸 결과만 말해.”
“...아직 유의미한 단서는 없습니다.”
정민욱은 이마에 흐른 땀을 닦으며 말했다.
“사람을 더 붙여서 조사 중입니다. 방금 파출소에서 들은 건데 사고를 낸 운전자는 처음 접촉한 사람이 저라고 말했습니다. 누군가 저인 것처럼 위장했는데 목표는 분명 대표님이십니다. 대표님과 예진 씨 사이의 갈등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였던 것 같습니다.”
이 일은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었다. 공호열의 할아버지 치료 문제와도 얽혀 있었고 연루된 사람도 많았다.
권예진은 분명 정우현만 무사하다면 치료를 계속하겠다고 했지만 만약 그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그녀가 과연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치료를 이어갈 수 있을까?
공호열의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고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병원에 연락해서 가장 실력 있는 의사, 최상의 의료 환경과 자원을 전부 제공하게 해.”
“알겠습니다.”
권예진은 한숨 돌릴 틈도 없이 세 번째 층까지 한 번에 달려 올라 수술실 문 앞에 멈춰 섰다.
문은 단단히 닫혀 있었고 붉은색 수술 중 표시등이 그 위에 켜져 있었다.
그녀는 거칠게 숨을 들이마시며 손을 조급히 비볐고 복도를 오가며 애를 태웠다.
얼마 후 응급실 문이 열리고 흰 가운 위에 파란 수술복을 걸친 의사가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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