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질척거리지 않으면 돼
심가희의 변명에 곽다은은 전부 무시해 버리고는 걸음을 옮겼다.
“다은아, 내 말 좀 들어주면 안 돼?”
심가희는 급하게 곽다은을 따라갔다.
“뭘 들으라는 건데? 바람을 피운 이유?”
곽다은은 아주 실망한 얼굴로 심가희를 보았다.
“고준성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전부 똑같아. 다들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잖아! 너희들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왜 너를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하는 건데?”
약혼식 전날 곽다은은 출장을 마치고 돌아왔다가 우연히 다른 여자와 함께 태연하게 자신의 신혼집으로 들어가는 고준성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날 이후로 곽다은은 이런저런 남자를 만나며 방황하게 되었다. 물론 그녀에겐 원칙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절대 유부남이거나 애인이 있는 남자는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
심가희를 보는 곽다은의 눈동자엔 고통만 가득했다. 결국 심가희는 더는 그녀에게 숨기지 않기로 했다.
“내가 아니라... 곽도현한테 다른 여자가 생긴 거야.”
곽다은은 충격받은 듯 눈이 커졌다.
“우, 우리 오빠가? 그럴 리가! 오빠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그리고 너랑 우리 오빠는 소꿉친구기도 하잖아!”
이것이 바로 곽도현이 다른 사람 앞에서 만든 이미지였다. 그랬으니 사실을 말해도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심가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순간 곽다은은 그녀가 말한 것이 전부 사실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동안 아무 문제도 없었잖아. 다음 달이 결혼이기도 하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는 곽도현에게 심가희를 빌려 가겠다고 장난스럽게 말했을 때 곽도현은 애정이 흘러넘치는 눈길로 심가희를 보면서 늦게까지 놀지 말라고 했던 것이 떠올랐다.
심가희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내가 곽도현이랑 행복하게 결혼하고 잘살게 될 줄 알았어. 그런데 보름 전에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거 알게 된 거야.”
“그 여자가 누군데?”
곽다은이 묻자 심가희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
“최유진.”
곽다은의 눈이 다시 커다래졌다. 지금 이 순간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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