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신경 쓰여
곽다은이 심가희의 연락을 받았을 때 마침 곽지환의 사무실에서 법무 계약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었을 때였다. 밤 8시 반이었던지라 다른 직원들은 이미 퇴근하여 사무실 안팎은 조용했다. 그래서인지 전화기 너머의 심가희 목소리가 유난히도 또렷하게 들려왔다.
통화를 마친 곽다은은 황급히 짐을 챙겨 일어났다.
“오빠, 일이 있어서 먼저 일어나 볼게요. 남은 건 내일 다시 얘기해요.”
그러자 곽지환은 뜸을 들이다가 입을 열었다.
“모레가 계약일인데 아직 조율 안 된 조항이 많아. 일정을 미루면 너희 로펌 이번 계약 놓칠 수도 있어.”
“하지만 오빠도 들었잖아요. 가희가 지금 아저씨한테 갇혀 있다고요. 얼른 제가 가서 구해줘야 해요.”
곽다은은 다급하게 말했다. 왜 지금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지 알지 못했다.
“네가 간다고 해서 그 집에서 심가희가 나올 수 있겠어? 심우진이 네 말 한마디에 심가희를 풀어줄 것 같아?”
곽지환의 말에 곽다은은 말문이 막혔다. 솔직히 말해 그녀도 확신할 수 없었다. 자신이 심가희를 도와줄 수 있는지 말이다. 곽씨 가문의 권력이 아무리 높고 그녀가 곽명철의 손녀라고 해도 심우진은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친구가 고통받고 있는데 어찌 모른 척할 수 있겠는가.
“오빠...”
“넌 계속 일하고 있어. 내가 갈 테니까.”
“네?”
그녀가 말끝을 잇기도 전에 곽지환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검은 롱코트를 들고 일어난 그의 모습은 단호했다.
“내가 데려올 테니까 넌 네가 해야 할 일을 끝내. 절대 미루면 안 돼.”
그가 문 앞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니 곽다은은 잠시 멍해졌다.
“오빠, 가희가 도현 오빠랑 파혼하려는 거 알고 있었어요? 전혀 놀라지 않네요?”
그의 반응은 꼭 전부터 알고 있는 사람 같았다.
곽지환은 몸을 돌려 그녀를 흘끗 보다가 다시 테이블 위에 엎어둔 그녀의 핸드폰을 보았다.
“문자 온 것 같으니까 확인해 봐.”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곽지환은 조수석에 앉은 심가희를 슬쩍 보았다.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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