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화 가족의 배신
심가희가 재성식당에 도착했을 때 정확히 저녁 7시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녀는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의 아버지와 곽도현이 얘기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심우진 혼자 그녀를 기다리는 줄 알았지만 곽도현도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가희야.”
그녀를 발견한 곽도현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옆자리 의자를 당겼다.
심우진은 그녀를 끌고 와 곽도현의 옆으로 억지로 앉혔다.
“도현이가 네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시켰어. 얼른 앉아.”
두 사람의 태도는 꼭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했다. 마치 그저 가족들이 모여 편안한 식사를 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심가희는 곽도현의 옆에 앉기 싫어 일어났지만 심우진은 다시 억지로 앉혀버렸다.
“배고프지?”
곽도현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며 음식을 접시에 집어주었다.
심가희는 그런 그를 보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한참 지나서야 그녀가 입을 열었다.
“우리가 약속한 거 잊은 거예요?”
그는 이미 그녀와 파혼을 약속했고 집안의 어른들도 설득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나온다는 건 후회한다는 의미로 보였다. 게다가 그녀에게는 그와 최유진이 그런 행위를 하는 영상도 있었다. 심우진의 문자를 받았을 때부터 그녀는 곽도현이 파혼하겠다고 하기만 한다면 아무리 심우진이 반대해도 소용없을 거로 생각하며 이곳으로 온 것이었다.
“그땐 어쩔 수 없이 그랬던 거야. 하지만 난 진심으로 너와 결혼하고 싶어.”
곽도현은 애써 진심을 담은 어투로 말했다. 그의 말을 들은 심우진은 곧장 끼어들었다.
“가희야, 도현이가 이미 반성하고 있어. 결혼 후에 절대 다른 여자 안 만나겠다고 나한테 약속도 했으니까 너도 그만 용서해 줘. 부부 사이에 남겨봤자 상처가 되는 것들도 내가 이미 사람들을 시켜서 처리해 버렸단다.”
심우진의 마지막 말은 의미심장했지만 심가희는 바로 알아들었다.
“제 노트북 만지신 거예요?!”
심가희는 너무도 화가 났다.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심우진을 보았다. 그러다가 무언가 떠오른 듯 황급히 핸드폰을 들어 확인했다. 그녀의 예상대로 핸드폰으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