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화 네가 내 길을 막았어
심가희는 마치 몸에 무거운 족쇄를 뒤집어쓴 듯한 기분이었다. 어쩌면 이 기분은 깊은 진흙탕에 빠져 아무리 벗어나려 발버둥 쳐도 좀처럼 빠져나올 수 없는 느낌일지도 모른다. 가슴이 무거운 돌덩이가 내려앉은 것처럼 무겁고 답답했다.
고개를 든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녀의 앞에는 커다란 강화유리를 든 두 명의 작업자가 다가오고 있었고 귓가에서는 크레인의 작동 소리도 들려왔다.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한창 공사 중이었다. 무언가 커다란 목조 건물을 짓는 듯했다.
그녀는 그곳으로 걸음을 옮기며 살펴보았다. 그 순간 앞에 있던 작업자는 뭔가에 발이 걸렸는지 휘청거렸다. 무거운 강화유리는 그렇게 그녀를 향해 크게 기울고 있었다.
“조심해!”
그 순간 등 뒤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몸을 돌려 누군지 확인하기도 전에 누군가 그녀를 끌어안고 옆으로 피해버렸다. 곧이어 쾅 소리가 나며 커다란 강화유리는 땅에 떨어졌다. 그것도 방금 그녀가 있었던 곳에 무거운 유리가 떨어지며 먼지를 일으켰다. 다행히 산속이고 아직 공사 중이었던지라 바닥에 석재를 깔지 않은 상태였다. 만약 석재를 깔아두었다면 유리는 산산조각이 나면서 파편이 이리저리 뛰었을 것이다.
“걸으면서도 딴생각하다니.”
머리 위로 조금은 짜증이 난 듯한 곽지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멍해 있던 심가희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고 안색이 창백해졌다. 만약 그가 구해주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그녀는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심하게 놀란 것 같은 그녀의 모습에 곽지환은 입술을 깨문 채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집 짓고 있는 것 같길래 궁금해서...”
말을 하다가 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그의 품에 안겨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황급히 일어났다. 문득 위험한 순간에 나타난 그가 떠올라 물었다.
“혹시 저 따라온 거예요?”
서바이벌 게임장에서 이곳까지 거리가 조금 되었다. 만약 그가 일부러 그녀를 따라온 것이 아니라면 조금 전 위험했을 때 바로 달려오지 못했을 것이었다.
곽지환은 자신의 품에서 벗어난 그녀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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