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화 팀장 직책 회수
건축설계부의 이사를 맡은 장성주와 실장인 양정빈이 대표실에 모여 산장 프로젝트의 진척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 이때 양정빈의 핸드폰이 울리고 하도준의 상황 설명을 듣자 순식간에 표정이 변했다.
“대표님, 공사 현장에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그의 말에 곽도현은 고개를 들었다. 장성주도 양정빈을 보며 물었다.
“무슨 문제가 생긴 거죠?”
양정빈은 하도준에게서 들은 것을 전부 설명해 주었다.
“심 비서님과 곽지환 수석 디자이너께서 설계도를 수정할 것을 제안했고 하도준 씨가 수정 후 제게 파일로 보내왔습니다.”
“심 비서님이라고요?”
장성주는 그의 말을 곱씹었다. 심가희는 이미 곽성 그룹의 비서직을 그만둔 상태였지만 아직 곽도현과 결혼하지 않았던지라 사모님이라고 부르기에는 애매했다. 그래서 일단은 비서라고 부르기로 한 것이다.
“네. 하도준 씨의 말로는 산장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합니다.”
곽도현이 손을 내밀자 양정빈은 바로 핸드폰을 건넸다. 사진을 확대해서 보니 원래의 도면이 어땠는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빨간 동그라미가 가득했고 그 옆에는 상세 수정 제안까지 작게 적혀 있었다.
또박또박한 필체는 한눈에 봐도 심가희의 글씨였다. 심가희가 곽지환과 또 만났다는 사실에 대표실의 분위기가 점차 얼어붙었다. 곽도현의 안색이 눈에 띄게 굳어지자 장성주는 양정빈을 흘끗 보며 눈빛으로 설계도를 검토하지 않은 것이냐며 따져 묻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맡게 된 후 건축 설계부에서는 몇 개의 소규모 프로젝트로 쪼개 나누었고 그중 하나를 최유진이 맡고 싶어 한다며 양정빈이 그를 찾아왔었다. 원래 최유진은 일개 디자이너 보조였던지라 프로젝트를 맡을 위치가 아니었지만 양정빈은 그에게 곽도현과 최유진의 사이를 언급하며 압력을 두었다. 어차피 하나의 프로젝트를 여러 개의 소규모 프로젝트로 나눈 것이라 최유진이 작은 파트를 맡아도 상관없을 거로 생각했고 곽도현에게도 잘 보일 기회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큰 실수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심지어 곽도현의 귀에까지 들어가지 않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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