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걷는 길이 같았을 뿐
둘이 숲속에서 나왔다는 말은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었다. 게다가 곽지환도 듣게 되었다.
심가희는 그를 흘끗 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고 자신과 아무 상관 없는 일처럼 가만히 있었다.
“이상한 오해 하지 마. 그냥 가려던 길이 같았을 뿐이니까. 그러다가 우연히 별이 보이는 하우스랑 오두막을 짓는 걸 봐서 구경하다가 온 거야.”
그녀는 곽지환과 말다툼을 했던 일과 하마터면 다칠 뻔한 일, 그리고 최유진과 있었던 일을 전부 생략해서 말해주었다.
“그냥 같이 걸었다는 거잖아?”
여진성은 다시 한번 요약하며 흥미롭다는 눈길로 곽지환을 보았다.
“어떤 길이길래 둘이 같이 걸을 정도로 좋았던 거야?”
곽지환은 그런 그를 상대하기 귀찮아 무심하게 말했다.
“네가 가보면 될 거 아니야.”
여진성은 그의 싸늘한 눈빛을 마주하게 될 줄 알았지만 뜻밖에도 곽지환은 그의 말에 대답까지 해주었다. 곽지환의 기분이 꽤 좋은 모양이었다.
‘오전엔 찬 바람이 쌩쌩 불더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여진성은 너무도 궁금했고 숲에서 분명 무슨 일이 있었을 거로 추측했다.
강지윤은 심가희의 어깨를 툭 치며 턱짓으로 앞을 가리킨 후 투덜댔다.
“곽도현이 왜 온 거야. 심지어 그 여우랑 붙어있네. 질척이는 게 꼭 누구랑 닮았네!”
고개를 든 심가희는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는 곽도현을 발견했다. 최유진은 옆에서 그를 소개하는 듯했다. 강지윤의 말에 여진성도 고개를 돌리고는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불똥이 왜 나한테 튀어?”
어쩌면 그들의 시선을 눈치채기라도 한 것인지 곽도현이 고개를 돌렸다. 곧이어 상대와 몇 마디 나눈 후 그들이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형은 평소에 일에만 파묻혀 살더니 이런 곳에도 올 줄은 몰랐네.”
곽도현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곽지환에게 말을 걸었다. 곽지환은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너도 왔잖아.”
“형이 가희와 함께 유진이 설계도를 봐줬다고 하길래 온 거야. 이 프로젝트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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