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낯선 남자
축축하게 젖은 옷이 몸에 찝찝하게 들러붙었다. 밤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오자 심가희는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리며 걸음을 재촉했다. 어디선가 들리는 발소리에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구불구불한 석판 길 양옆에는 길을 밝혀주는 조명이 있었다. 조명에 의지해 두리번거렸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먼 곳에선 여전히 음악과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착각한 것이 생각한 그녀는 다시 고개를 돌려 앞으로 걸어갔다.
숙소로 돌아온 그녀는 습관처럼 문을 닫으려던 순간 누군가 문을 꽉 잡았다. 곧이어 평범한 옷차림에 키가 작은 남자가 억지로 문을 열며 들어왔다. 머리는 감은 적 없는 것인지 기름져 있었고 음흉한 눈빛을 하며 그녀에게로 다가왔다.
“누구세요?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심가희는 바로 뒤로 물러섰다. 그러다가 침대 위에 놓인 옷걸이를 발견하고는 얼른 집어 들어 남자를 향해 뻗었다. 남자는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이런 데서 일하면서 뭘 그렇게 앙탈을 부려? 하룻밤 얼마 받아?”
“아가씨는 무슨 아가씨예요! 당장 나가요! 안 그러면 소리 지를 거예요!”
심가희는 날카롭게 말했지만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다가왔다.
“소리 지르고 싶으면 질러. 어차피 이쪽에 사람이 없으니까.”
사람들은 전부 캠프파이어에 몰려있었던지라 숙소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그녀가 머무는 곳이 VIP 구역이었으니 더 그러했다.
조금 전 쏟아진 음료수 탓에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고 남자는 그녀를 보며 음흉한 눈빛을 하더니 침을 삼키며 달려들었다.
심가희는 놀라 소리를 지르며 피했다. 남자가 넘어진 틈을 타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아무리 손잡이를 돌려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힘 빼지 말고 얼른 이리 와. 그렇게 힘이 남아도는 거라면 침대에서 쓰는 건 어때.”
남자는 말하면서 다시 그녀를 향해 덮쳐왔다.
그 시각 문밖에서 소리를 들은 최유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음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왜 주제도 모르고 나대! 내 프로젝트를 망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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