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화 사실, 저... 싱글이 아니에요
최지석은 하윤슬이 몇 시에 비행기에서 내리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새벽 무렵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기에, 밤 열한 시에 공항으로 와서 미리 기다렸다.
하윤슬이 답장을 보내기도 전에 바로 근처에서 최지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자 마중 나오는 곳에 어두운색의 두꺼운 코트를 걸친 최지석이 서 있었다.
“윤슬아, 여기!”
“...”
하윤슬이 캐리어를 끌고 다가가자 최지석이 자연스럽게 손에서 캐리어를 받아서 들었다.
“피곤하지? 빨리 차에 타. 주하네 집까지 데려다줄게. 일단 가서 푹 자. 내일 아침에 친구 몇 명도 부를 거야. 다 이쪽 바닥에서 손꼽히는 사람들이니까 다 같이 방법을 찾아 보자. 나 혼자선 부족할 수도 있으니까 미리 연락해 놨어.”
쉼 없이 이어지는 말투는 왠지 강주하를 닮아 있었다.
하지만 한밤의 공항에서 들려오는 그 말들은 이상하리만치 가족 같은 온기와 다정함을 담고 있었다.
“왜 그래?”
움직이지 않고 멈춰 서 있는 하윤슬을 보며 최지석이 눈썹을 가볍게 치켜세웠다.
“저... 지석 오빠의 마음에 보답을 못 드려요. 지석 오빠, 이렇게까지 도와주시는 걸 제가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잠깐 멈칫하던 최지석의 입가에, 어쩔 수 없다는 듯한 옅은 웃음이 번졌다.
“왜 그렇게까지 생각해? 일단 아무 생각하지 마. 너는 주하의 가장 친한 친구잖아.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내 프로젝트가 강우 그룹과 연관이 생긴 것도 다 네 덕분이야. 네가 휘말리면, 내 쪽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지. 그러니까 내가 널 돕는 건 당연한 일이야.”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하윤슬은 철없는 어린아이가 아니었다. 그러니 그 진심을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차에 올라탄 뒤로 하윤슬은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강주하의 아파트 단지에 거의 도착할 무렵, 하윤슬이 문득 입을 열었다.
“사실 주하한테 사실대로 말 안 했어요. 사실, 저... 싱글이 아니에요.”
비록 강태훈과의 결혼이 계약 결혼의 형태라고 하지만 하윤슬이 유부녀인 것은 변하지 않으니까 말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