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1화 날 또 누구랑 밀어주려고
하윤슬은 강태훈의 폭탄 발언에 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소리쳤다.
“안돼!”
“왜? 난 아름이랑 이솔이 있으니까 이젠 충분해.”
강태훈은 하윤슬과 아이를 가질 수 있을 거라고는 감히 상상도 못 했다. 그것도 아들딸이라니, 이마저도 감지덕지하는 셈이었다. 그러니 더는 바랄 것이 없었다.
하윤슬은 강태훈이 어떤 마음에서 이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이토록 극단적인 선택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었다.
“태훈아. 우리 아직 한창인 나이야. 너무 이르게 평생을 좌우할 결정은 내리지 말자.”
‘만에 하나 태훈이가 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좋아하게 된다면? 이렇게 잘난 사람을 주변 여자들이 가만히 둘 리가 없잖아. 어딜 가나 많은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존재일 텐데 그 수술을 해버리면... 씨 없는 수박을 누가 좋아해.’
하윤슬은 목 끝까지 차오른 말들을 겨우 삼켜 내려갔다.
그런 하윤슬의 마음을 눈치챌 리가 없는 강태훈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하윤슬을 향해 물었다.
“왜? 넌 더 낳을 셈이야? 난 괜찮은데 네가 걱정이지. 네 몸이 감당하지 못할까 봐.”
“아니... 내 말은 내가 또 아이를 낳는다는 게 아니라...!”
“그럼 너 말고 내가 또 누구랑 아이를 가져?”
강태훈의 말투는 조금 전까지 장난스러운 말투에서 다소 화가 섞인 목소리로 바뀌었다.
“너 또 혼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날 또 누구랑 밀어주려고?”
하윤슬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푹 숙이며 강태훈의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뭐라도 변명하려 했으나 이내 포기했다.
“윤슬아. 아직도 모르겠어? 내가 널 포기할 수 있었다면 왜 그 긴 시간 동안 스스로 제자리에만 머물렀겠어. 기다리기만 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넌 모르잖아.”
‘단 한 번도 그 울타리에서 벗어나고 싶지는 않았나?’
지난날 강태훈은 오로지 기억에만 의존하여 간절한 마음으로 수많은 낮과 밤을 보냈다. 하윤슬의 흔적을 찾아 헤매며 하루에도 수십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하윤슬이 사용했던 침대, 이불, 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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