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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9장 그 사람은 최면에 걸리지 않았어

“아니야. 네 걱정을 엄청 했었어. 다만 요즘 내가 바쁜 일로 차마 연락을 하지 못한 거야.” 민서희의 착잡한 말투에 장청아는 슬쩍 떠보았다. “무슨 일인데?” 민서희는 말해야 할지 말지를 몰라 망설여졌다. “청아야, 진시호라고 알아?” 장청아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 이내 답해주었다. “알지. 그 나쁜 놈 형 아니야? 죽었잖아? 근데 그 사람은 왜?” 나쁜 놈... 민서희는 하마터면 사래에 들릴 뻔했고 장청아는 참으로 감정이 이끄는대로 행동하는 시원시원한 사람이었다. “내가 요즘에 진동연 씨 별장에서 지내오며 조사를 해봤는데 심란연이 진시호를 죽인 거였어.” 그쪽에서 몇 초간의 침묵이 이어지더니 갑자기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소리가 들렸다. “잠깐만!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서 그러는데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방금... 심란연이 진시호를 죽였다고?” “맞아.” 장청아는 베란다로 나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서희야, 잘못 조사한 거 아니야? 진시호는 자살이야.” 민서희가 답했다. “자살인 건 맞는데 누군가의 유도였지 본의는 아니었어.” “잠시만, 잠시만! 머리가 완전히 흐트러져서 제정신이 아니야. 그러니까 진시호가 본의로 자살한 게 아니라는 말 뜻은 자살할 마음이 없는 사람이 그럼 왜...” 민서희느 심호흡을 했다. “청아야, 믿을 수 없다는 거 알아. 너 혹시 최면이라고 들어봤어?” “아주 기괴한 방식인데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통제하고 심지어 기억마저 지워버릴 수 있대. 심란연이 그런 방법으로 진시호에게 최면을 걸어 자살을 시킨 거야.” 장청아는 저도 모르게 벌어진 입을 꾹 다물고 미간을 찌푸렸다. “들어본 적은 없지만 네 말대로라면 심란연은 아주 무서운 여자야.” “맞아.” 민서희는 가리키는 바가 있었다. “근데 그 여자가 내일 진동연 씨하고 결혼해.” 전화 건너로 침묵이 이어지더니 이내 기가 막힌 답을 해왔다. “좋았어!” 장청아는 격분에 차 있었다. “진동연하고 결혼한다고 했지? 그래도 싸! 진동연 같은 나쁜 놈은 진시호와 같은 결말을 맞이해야 돼! 아니지, 진시호보다 더 비참한 결말을 맛봐야 내 마음속의 한을 풀 수 있을 것 같아!” 민서희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청아야, 진동연이 최면을 당한 걸 수도 있다는 생각 안 해봤어?” “너한테 일부러 그렇게 모질게 대한 게 아니라 누군가가 너에 대한 기억을 조작한 걸 수도 있잖아.” “절대 불가능해!” 장청아는 이를 악물었다. “최면이라는 걸 잘 모르긴 하지만 최면이라고 해도 걸려들 틈이 있어야 할 거 아니야?” “맞아. 최면에 성공하려면 약을 병행하고 정신이 무너질 때에 효과가 있는 거야.” “그러니까.” 장청아는 확고하게 말을 덧붙였다. “진동연을 절대 그럴 틈을 보이지 않는 사람이야. 그 누구도 안 믿는데다 자신의 틈에 들어올 그 어떠한 기회도 주지 않는 조심스러운 사람이거든. 그놈은 그저 나를 모욕하고 역겹게 하려는 것뿐이었어!” “그래도...” “그래도는 뭐가 그래도야!” 장청아는 차갑고 진지한 말투로 답했다. “서희야, 너하고 이런저런 일상이나 나누려고 전화를 한 건데 그 누구의 대화가 섞이는 거 싫어. 내일 결혼식도 참가해야 되는데 일찍 쉬어. 며칠 지나서 다시 연락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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