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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1장 그는 내 아기일 리가 없어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거야? 짐을 정리하고 나왔더니 너하고 시예가 안 보이길래 난 또...” 서이준은 민서희의 뒤에 숨은 박수호를 발견하고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누구야?” 민서희는 서이준에게 눈짓을 보냈다. “방은 다 정리했어요? 당신이 서예를 안고 들어가요.” 서이준은 무슨 영문인지는 몰라도 일단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서예를 품에 안았고 다들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가는 길 참다못해 박수호를 관찰하고 있는 민서희는 이 얼굴이 어딘가 낯익기만 했다... 다만 눈빛이 이 나이답지 않게 어리숙하거나 천진난만한 감이 없이 오히려 정교한 마중물 인형처럼 낯선 사람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아무런 생각이 없는 듯해 보였다. 그는 그저 품에 있는 강아지한테 정신이 집중되어 있었다. 마음속으로 아기가 불쌍하다고 여긴 민서희는 그의 손을 잡았다. “이모랑 같이 가서 샤워부터 하자. 삼촌은 요리를 하고 있을 거니까 우리가 샤워를 하고 나오면 밥을 먹을 수 있을 거야.” 박수호는 그녀가 잡고 있게 그냥 내버려두었다. 민서희는 욕조에 물을 가득 챙겼고 박수호는 본능적으로 강아지를 안에 집어 던지려고 했다. “에이!” 민서희는 그의 행동을 제지했다. “강아지가 너무 작아서 아직 수영을 할 수가 없어. 물도 깊은데 질식하려면 어쩌려고 그래.” 민서희를 쳐다보고 있는 박수호는 무뚝뚝한 얼굴에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민서희는 헛웃음이 나왔다. “일단 옷부터 벗고 먼저 욕조로 들어가. 강아지는 이모가 미지근한 물로 씻겨줄게.”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는 강아지는 꽥꽥거리며 뛰어다녔다. 민서희는 손을 내밀어 잡으려고 했으나 결국은 온몸이 다 젖어버렸다. 그렇게 가까스로 강아지를 다 씻고 났더니 박수호는 욕조에 쪼그리고 앉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래?” 민서희는 얼굴의 물을 닦으며 물었다. “처량해 보이지? 어찌나 민첩한 지 잡는데 한참이 걸렸어.” 박수호는 손을 내밀었다. 민서희가 가까이 오자 박수호는 그녀 얼굴에 묻은 물방울을 부드럽게 닦아주고는 냉큼 움츠러들더니 여전히 민서희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진 민서희는 수건으로 강아지를 감싸며 입을 열었다. “혼자 샤워하고 있어. 이모는 나가서 강아지 털을 말리고 있을게.” 그녀가 문을 밀고 나가자 다가오던 서이준은 그녀가 다 젖어버린 걸 보고 급히 외투를 벗어 그녀의 몸에 걸쳐주었다. 서이준은 욕실을 둘러보았다. “이게...” 민서희는 자그마한 목소리로 답했다. “풀숲에서 찾은 아이인데 길을 잃은 것 같아요. 집이 어딘지도 모르고 언어적으로 장애가 있는 것 같아서 일단 데리고 들어왔어요.” 서이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게 사실이라면 불쌍하긴 하네. 다만 내가 이 별장을 사기 전에 사전 조사를 해 봤었는데 다섯 살보다 어린 아기는 없었거든... 내가 볼 땐...” “혼자 도망 나왔을 가능성이 큰 것 같아요. 옷차림으로 봤을 때 가난한 것 같지도 않고 부모가 데리러 오면 그때 보내줘요.” “그래.” 서이준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욕실 문이 열리더니 젖은 머리를 하고 있는 박수호는 고개를 내밀었다. 서이준은 그 얼굴을 확인하고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왜 그래요?” 서이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누구를... 닮은 것 같지 않아?” 민서희도 그제야 박수호를 자세히 살폈고 서이준은 대뜸 귀띔을 해주었다. “예전의 너하고 많이 닮아 있잖아. 특히 열일곱 살 정도의 너와 거의 판박이야.” “그래요?” 그 말을 듣고 낫더니 민서희도 자신과 많이 닮아있는 박수호의 모습이 미소를 터뜨렸다. “인연이네요.” 서이준은 생각에 잠겼다. “혹시...” “아니요.” 서이준의 뜻을 아는 민서희는 즉시 부정했다. “비록 나이는 비슷하지만 전에 여러 번 산부인과에서 검사를 받았을 때 의사 선생님이 딸이라고 그랬어요. 그러니까 내 아기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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