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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8장 두 사람은 이토록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사이다

주차장. 민서희는 치맛자락을 잡고 서둘러 차로 향했다. 해야 할 일들을 마무리 지었으니 연회에서 잠시도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집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다들 그녀만을 기다리고 있을 거고 연회장에 있는 그 남자는 더욱 심기가 불편했다. 깊고 의연한 그의 눈빛으로 인해 많은 생각들을 떠올리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이내 열쇠로 차의 잠금을 풀고 그녀가 차 문을 열고 있는데 뒤에서 두 손이 불쑥 들어왔다. 민서희가 반응하기도 전에 팔이 잡히는 바람에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박지환의 차가운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 양복 차림을 하고 있는 그의 얼굴에는 냉랭함과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었고 손바닥의 온도는 옷을 사이에 두고 있지만 뜨겁게만 느껴지고 있었다. 그러나 곧이어 민서희는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와 이러한 행동이 있어서도 안 되고 이토록 가까이해서도 안 되는 관계이니 말이다. “이거 놔요!” 그녀는 즉시 차가운 얼굴을 회복하고 박지환을 밀어내 버렸다. 그렇게 손이 풀리기 직전 박지환에 손에 힘을 붙여 그녀를 차 좌석으로 눌렀다. “아!” 큰 덩치가 위로 올라와 민서희를 아래로 짓눌렀고 서로 몸이 밀착되던 그 순간 차 안에 공기가 희박해 그 남자의 눈초리만 보일 정도로 엄청 가까워져버렸다. 민서희는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정신을 가까스로 차리고 난 민서희는 그를 힘껏 밀쳐냈다. “뭐 하는 거예요! 이거 성추행이에요! 나 신고할 거예요!” 박지환은 민서희를 더욱 힘껏 끌어안은 동시에 차 문을 닫으며 민서희가 빠져나갈 구멍을 막아버렸다. “외국에 오래 있다 나니 한성에서 누구의 말이 곧 법인지 까먹었나 보네.” 박지환은 입을 열었다 다물며 민서희의 입술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매우 밝은 립스틱을 바른 입술은 젤리처럼 돋보였었다. 민서희는 어이가 없었다. “그러니까 박지환 대표님의 뜻은 당신의 실력으로 한성에서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인가요?” 박지환은 반박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참 거만하시네요.” 민서희는 박지환이 이토록 자신만만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아무리 위신이 높고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들 지금은 여론이 세상을 뒤흔드는 시대예요. 내가 인스타에 당신에 대한 부정 여론을 올리게 되면 보신그룹도 그 후폭풍을 당해내기 힘들 건데요.” 그녀의 수단에 박지환의 이마를 찌푸리더니 가리키는 바가 있는 듯해 보였다. “그 전에 내가 네 입을 틀어막으면 되는 거 아닌가?” 그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민서희는 입술을 꽉 오므리고 있었다. 박지환은 빈정대고 있었다. “생각이 많네. 너 같은 여자한테 관심 없어.” 민서희는 순간 박지환이 최면을 당한 이후로 호진은 외에 다른 여자한테 관심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동시에 감정을 추스르더니 더 밀착되어 있는 그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고 두 사람은 빈틈이 없을 정도였다. “그럼 왜 이러는 건지 설명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박지환은 움직일 마음이 없어 보였다. “잘 알잖아.” 민서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내가 뭘 했다고 그래요?” “왜 죽은 시늉을 한 거야?” 불쑥 파고들어 온 질문에 민서희는 얼굴이 적잖게 창백해졌고 박지환의 뻔뻔함이 어이가 없었다. 가해자인 작자가 대체 무슨 낯으로 이런 말을 하는 거지... “죽은 시늉을 한 게 아니라 다시 살아난 거예요.” 그 말들에 무슨 차이가 있는 건지 의혹스럽기만 한 박지환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민서희는 그 기회를 노려 박지환을 밀어내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을 잇고 있었다. “박지환 씨, 내가 당신한테 찾으러 가기도 전에 당신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런 걸 따져 묻는 거예요? 그리고 예전의 민서희는 진작에 당신들의 손에서 목숨을 잃은 지 오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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