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1541장 박연우가 그녀의 아기일 수도 있다

잠깐 사이로 보게 된 그림이지만 민서희는 삽시에 얼떨떨해졌다. 한 어머니가 아기의 손을 잡고 있는 그림이었다. 귀여운 색채로 그려낸 화면인데도 그 속에 있는 어머니는 한결 부드러워 아기의 간절한 바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했다. 민서희는 마음이 아려왔다. 연우가... 엄마를 그리워하는 건가? 인기척이 들려 고개를 들게 된 박수호는 다급히 그림을 숨기고 있었지만 얼굴에 난감함은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민서희는 정신을 되찾고 있었으나 마음은 복잡하기만 했다. 어젯밤에는 박수호가 자신하고 박지환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아닐까 의심이 들었었는데 오늘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박수호의 그림을 보게 되었으니 더더욱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서예가 그의 얼굴을 쓰다듬는 걸 보고서야 민서희는 겨우 감정을 진정시킬 수가 있었다. “연우야.” 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은은한 미소를 짓더니 쪼그리고 앉아 말을 건넸다. “내가 잘못 본 게 아닌 거면 방금 네가 그린 그림이 어머니 아니야? 많이 그리워?” 박수호는 입술을 오므리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민서희는 감정을 억누르며 재차 물었다. “집에서 도망쳐 나오고 오랫동안 못 봐서 그리운 거야? 이따가 삼촌한테 집으로 데려다주라고 할까?” 박수호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며 저항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왜?” 민서희가 따져 물었다. “엄마가 그립다며? 혹시 엄마가 네 옆에 없는 거야?” “서희야!” 위층에서 내려오던 서이준은 박수호의 저항심과 불안정함을 알아차리고 얼른 민서희를 제지시켰다. 민서희는 그제야 비로소 자신의 행동을 깨닫게 되었다. “미안해.” 방금 압박을 가했던 자신이 후회스러웠던 것이다. 박수호는 아무 말도 없이 가방을 들고 자리를 비켰다. 서이준은 그녀의 등을 토닥거렸다. “연우하고 무슨 얘기를 한 거야? 혹시 부모님에 대해서 따져 물었어? 이런 일은 급해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다가가야 돼. 연우는 일반 아이들과는 다르게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라 어느 정도 가까워진 다음에 차츰 물어보는 게 좋아.” “아니...” 모든 게 황홀한 민서희는 자신의 생각이 허무맹랑하기는 해도 박연우가 어쩌면 자신의 아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기쁘고 들뜬 마음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박지환은 어떻게 자신의 아이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로 키운 거지! 잔인하기도 하지! 서이준은 그녀의 난처함을 눈치채고 조심스레 물었다. “왜 그래?” 민서희는 그의 팔을 잡고 눈빛을 반짝거렸다. “이준 씨, 박연우가... 내 아기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내가 너무 답이 없는 거겠죠?” 서이준은 잠시 멍해 있다 답을 했다. “아니.” 그가 말을 이었다. “생김새로도 많이 닮아 있는데 의심이 드는 건 당연한 거야.” “생김새뿐만 아니라 의심의 여지가 너무 많아요. 박연우가 내 아기가 맞는지 확인해 봐야겠어요. 만일 맞다면 아기의 부양권을 뺏어올 거고 웃음이 많은 아이로 정성스레 키울 거예요.” 민서희의 감정을 느낀 서예는 눈물을 글썽였다. 서이준은 그들 모녀를 품에 안았다. “그래. 알아. 내가 가서 조사할게.” 민서희는 그의 품에서 눈을 감았다. “고마워요.” ... 별장 한 복도에서 꼿꼿이 서 있는 박수호는 그녀의 흐느낌 소리를 들으며 정신이 혼미해져만 갔고 강아지가 칭얼거리자 그는 쭈그리고 앉아 강아지를 끌어안고 있었다. 저 여자의 아이일 수도 있다고? 정말 그렇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이다. 그는 강아지의 이마에 입맞춤을 했다. 다시는 원래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고 영원히 여기에 남고만 싶다... 이 모든 게... 사람의 감정을 모르는 강아지는 필사적으로 박수호의 얼굴을 핥고만 있었다.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