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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장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한바탕 혼난 경호원은 화가 잔뜩 치밀었다. 아직 결혼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안주인 행세를 하며 직원들을 훈계하다니. 하지만 그저 속으로 생각할 뿐 감히 입밖에 내뱉을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경호원은 화를 참고 말했다. “윤서아 씨, 마음은 압니다만 우리는 직원으로서 대표님의 모든 결정에 따라야 합니다. 대표님께서 외출하시겠다는데 우리가 어떻게 막겠습니까?” “그렇다면 나한테 전화라도 했어야지!” 경호원은 그저 윤서아를 힐끗 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눈빛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대통령님께서 오셔도 안 됩니다. 게다가 고작 당신이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윤서아는 화가 치밀어 문을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다. “당장 꺼져!” 경호원은 바로 문을 닫고 병실을 나가버렸다. 병실을 둘러보던 윤서아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바로 침대 시트. 침대 시트는 마치 아무도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너무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윤서아는 천천히 병상에 다가가 시트를 만져보았고, 바로 이때 박지환이 병실 문을 열었다. 문 앞에 서 있는 박지환은 복부의 상처 때문에 몸을 약간 구부리고 있었고 화려했던 얼굴은 어느새 빛을 잃고 창백하게 변해버렸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 민서희가 떠난 이후,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진 듯했다. 윤서아는 다급히 다가가 잔뜩 긴장한 말투로 물었다. “지환 씨! 그 몸으로 어디 갔었던 거예요? 회복되기 전에는 침대에만 누워있으라고 했잖아요. 그러다 병세가 더 심해지면 어머님께 제가 어떻게 말씀드려요.” 박지환은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여자의 달라붙은 손을 밀쳐냈다. “내가 당장 죽기라도 해? 산책 좀 다녀온 것뿐이야.” 윤서아는 서러운 표정을 지었다. “걱정돼서 그러죠. 의사 선생님이 푹 쉬라고 했잖아요. 저번에 외출하고 상처에 또 문제가 생겼다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저번에는 사고였어. 내 몸은 내가 잘 알아.” 박지환은 침대에 앉아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먼저 한성에 돌아가라고 했는데 왜 또다시 왔어?” “지환 씨......” 윤서아는 얼굴이 잠시 굳더니 뾰로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날 환영하지 않는 거예요?” “그건 아니고.” 박지환은 깨질 듯한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엄마 혼자 양성에 계셔서 내가 걱정돼서 그래. 네가 옆에서 잘 보살펴드려야지. 여기서 도움도 안 되는데.” “도움이 안 되긴요? 혼자 심심하죠? 내가 있으면 말 친구도 되고 얼마나 좋아요. 설마......” 윤서아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박지환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내가 귀찮아요?” 박지환은 미간을 찌푸리고 윤서아에게 되물었다.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윤서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가 하고 싶은 말? 그녀는 박지환이 민서희의 거처를 알고 있는지 궁금했을 뿐이다. 윤서아는 어제 사람을 보내 민서희의 위치를 파악했고, 오늘 확실하게 처리하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민서희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더니 심지어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까지 나타나 윤서아의 신분을 파헤치려고 했다. 이곳에 박지환을 제외한 또 다른 능력자가 존재한다고? 게다가 고작 장님인 민서희를 위해서? 하여 그녀는 반드시 오늘 박지환이 민서희가 이 병원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시험해 봐야 했다. 만약 박지환이 이 사실을 알고 있다면 그녀의 계획은 일단 그대로 접을 수밖에 없다. “그게 아니라...... 난 그냥 지환 씨가 걱정돼서......” 민서희는 애써 웃어 보이며 말했다. “혼자 외로울까 봐 걱정돼서요. 병원에 말 친구가 되어줄 사람은 있어요?” “경호원들 있잖아.” 민서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내 말은, 여자요. 병원에서 혹시 아는 사람은 못 만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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