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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장 잘못한 게 없어요

아이가 많이 놀랐는지 아무리 달래도 울음이 그치지 않자 그 젊은 여성도 화가 나 욕설을 퍼부었다. “귀신 본 줄 알았네. 이 꼴을 했으면 집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왜 밖에 나와 돌아다녀요? 아기가 심하게 놀랬잖아요! 보상해요!” 마음에 상처를 입은 민서희는 아픔을 참으며 사과했다. 그 여자는 끈질기게 물고 넘어졌다. “당장 나가요! 그 얼굴을 계속 보고 있다간 저희 애가 악몽을 꾸겠어요!” 진동연은 언짢아하며 냉담하게 물었다. “저기요. 당신이 여기 병원의 병원장이라도 되세요? 아니면 여기에 당신의 이름이라도 써 있어요? 무슨 자격으로 가라마라예요?” 그 여자는 심드렁했다. “그러게 누가 얼굴이 이 모양으로 하고 다니래요? 길거리에서 발가벗은 사람들도 처벌받는 세상에 사람을 놀래킬 정도의 이러한 사람들은 당장 잡아서 처벌해야 돼요!” “처벌? 겁도 없이 말을 함부로 하네요? 대체 어느 법조에 그런 처벌이 있어요! 감히 어느 경찰이 잡으로 오는지 한번 볼까요!” 그 여자는 멈칫하다 쩌렁쩌렁거리는 목소리로 따졌다. “왜요! 지금 저하고 아이한테 겁주는 거예요? 그러고도 남자예요?” 떠드는 소리와 어린아이의 울부짖는 소리로 왁자지껄해졌다. 숨이 막힐 것 같아 얼굴이 창백해진 민서희는 가슴의 응어리를 억지로 참으며 정신을 차렸다. “진동연 씨...” 그녀는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우리 가요. 그냥 가고 싶어요.” 못내 불쾌했지만 더 이상 싸워봤자 아무런 해결이 없을 거라는 걸 판단한 진동연은 아직 세탁하지 못한 옷을 들고 민서희를 데리고 나갔다. 밖으로 나오자 민서희는 쓴웃음을 지었다. “진동연 씨, 폐를 끼쳐 드려서 너무 죄송해요. 혼자 오셨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에요.” 진동연은 극히 진지하게 답했다. “민서희 씨가 왜 저한테 사과를 해요? 민서희 씨는 잘못한 게 없어요.” “잘못했어요.” 나지막하게 내뱉은 목소리가 바람에 흩날려 진동연은 제대로 듣지 못했다. 순간 민서희는 미소를 지으며 활기를 되찾은 듯했다. “돌아가요. 옷은 제가 저녁에 호텔에 가져가서 호텔 방 세탁기로 씻을게요.” 진동연은 그녀의 억지웃음을 알아차렸다. “오늘 병실에 안 남게요? 옷이 걱정되면 제가 씻으면 되죠.” “돌아가야죠. 제가 병실에 남아도 임진 씨가 불편할 텐데요.” 임진 씨? 한동안 그 호칭을 듣지 못했던 진동연은 어리둥절해졌다. “그래요. 그럼 우리 임진한테 들렀다 가요.” 민서희는 쭈뼛쭈뼛거렸다. “진동연 씨 혼자 갔다 오세요. 저는 들어가고 싶지 않아요.” “그렇게 해요...” 진동연이 옷을 들고 문을 열자 임진의 시선이 뒤로 향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다만 진동연의 팔에 걸려 있는 환자복만이 눈에 들어왔다. 임진은 이마를 찌푸렸다. 환자복은 민서희가 가지고 있었던 거 아니었나? 그는 타자했다. “서희는?” 진동연은 기침했다. “복도에 있어.” 임진은 이해가 안 됐다. “그럼 왜 들어오지 않은 거야?” 똑같이 이유가 궁금한 진동연은 어깨를 으쓱했다. “피곤한가 보지. 아무튼 일단 간병인 찾아올게. 오늘 저녁에 민서희 씨가 나랑 호텔로 돌아갈 거야.” 임진의 눈빛에는 의아함이 스쳐지났고 몸부림치며 일어나려고 하자 진동연이 얼른 다가가 그를 말렸다. “미쳤어?” 그는 화가 났다. “오늘 꿰맨 게 부족해? 상처가 또 덧나면 어쩌려고 그래?” 임진은 숨을 깊이 들이쉬며 타자를 하려던 찰나 민서희가 방문으로 다가와 고개를 들지 않고 눈을 아래로 떨군 채 말을 건넸다. “임진 씨, 오늘은 호텔에 돌아가서 쉴게요. 그리고 내일 아침 일찍 병실로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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