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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장 우리 얘기 좀 해

밖으로 나갈 때도 이호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민서희는 걱정스레 물었다. “괜찮아요?” 이호는 얼굴을 닦으며 겸연쩍어했다. “죄송해요. 옷 사러 왔는데 괜히 폐만 끼치고 웃음거리가 됐네요.” ”그럴 리가요.” 민서희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위로했다. “웃음거리라니요. 사람 감정이라는 게 원래 복잡한 거예요.” 그녀의 인생도 역시 굴곡적이었다. 한 남자 때문에 2년 동안 대체품으로 살아오고 감옥살이에 망가진 얼굴에 실명까지, 심지어 사랑스러운 아이까지 잃었다는 걸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아마도 그녀가 최고의 웃음거리일 것이다. “그런데요.” 민서희는 그를 깨우쳐 주었다. “어떨 때는 자신을 너무 자책해도 더 포기하지 못하게 돼요.” 이호는 얼굴이 뜨거워지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민서희는 미소를 지었다. “근처에 다른 옷 가게 있어요?” ”있어요! 여기 거리 통째로 옷 가게니까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네.” 곁에서 따라가던 민서희는 문득 뜨거운 시선을 느껴 고개를 돌렸지만 앞이 희미했다. “민서희 씨, 왜 그래요?” ”아니에요.” 민서희는 생글생글 웃었다. 많이 예민했나 보네. 가게에 들어서자 그녀는 재빨리 맞춤형 옷을 골랐다. 이호가 물었다. “몸에 어울리는지 입어보지 않아요?” 그 사장님도 한사코 권유했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얼른 입어보세요. 어떤 옷들은 보기에는 예뻐도 입어보면 또 다르다니까요.” 그들의 권유를 이기지 못한 민서희는 외투를 벗어 이호의 손에 건네던 그때 가게 문이 열리면서 풍령 소리가 들려왔다. 동작을 멈춘 그녀는 다가오던 그 사람이 2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멈췄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서희야, 나한테 와.” 익숙한 휴대폰 기계음 소리에 민서희는 온몸에 전율이 퍼졌다. 가게에 난방이 있는데도 사지에 한기가 맴돌아 몸이 으스스 떨리는 그녀의 안색에는 핏기마저 사라졌다. 꿈쩎하지 않는 민서희를 평온하게 바라보던 임진은 차갑게 이호를 쓸어내리고는 다시 한번 타자했다. “서희야, 나한테 와.” 극치에 달한 착한 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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