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6장 내 꿈에서, 너무 매정하게 굴지 마
“하지만 그런 말은 제 앞에서만 하시면 돼요. 박지환 씨가 들으면 화낼걸요?”
이민준은 목이 메었고 민서희도 더는 말하지 않았다.
“늦었는데 지환 씨는 저한테 맡기고 빨리 돌아가서 푹 쉬세요. 너무 오래 자서 그런지 아주 힘이 불끈불끈해요. 그러니 제가 여기 있을게요.”
이민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밤새 피곤하실 텐데...... 애들 부를까요? 민서희 씨 돌아가서 쉬는 건 어때요?”
“아니요.”
민서희는 병실 쪽을 바라보며 침착하게 말했다.
“빚진 건 갚아야죠.”
관계가 끝났으니 더는 빚지고 싶지 않았다. 박지환을 오해한 일이 가시가 되어 마음에 박혔으니 그녀는 반드시 최선을 다해 그 가시를 제거할 것이다.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아나오면 더는 아픔도 없을 테니 말이다.
이민준이 떠난 후 민서희는 더듬거리며 침대 옆에 앉았다.
남자의 가쁜 숨결을 들으니 왠지 그녀도 고열에 시달리는 고통을 느끼는 것만 같았다.
링거 바늘을 뽑으러 들어온 간호사는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시각장애인이세요? 어떻게 시각장애인에게 간병시킬 수 있어요?”
“제가 하겠다고 했어요.”
간호사가 말했다.
“간병 쉽지 않아요. 늘 환자의 컨디션 체크해야 하고요, 열이 내렸는지 아니면 더 올랐는지도 시시각각 확인하셔야 해요. 의식을 잃었으니 간병하는 분이 더 신경 쓰셔야 하는데 눈이 안 보이시니, 엄청 힘드실 텐데요.”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에 민서희는 손끝을 움켜쥐었다.
이때 간호사가 말했다.
“아니에요. 제가 30분 간격으로 한 번 올게요. 마침 오늘 당직이에요.”
“고마워요.”
간호사가 나간 후 드디어 민서희는 숨을 가다듬었지만 긴장감을 놓을 수 없어 때때로 남자의 이마를 만져보았다.
늦은 밤, 드디어 열이 내렸다.
손을 떼려는 순간 실수로 손끝이 박지환의 코를 스쳤는데 얼마 전에 다른 사람의 얼굴에서 느꼈던 너무나도 익숙한 느낌이었다.
순간 그녀는 팔이 뻣뻣해졌고 다시 만져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손을 뻗었는데 박지환이 갑자기 움직였다.
민서희는 정신을 번쩍 차리고 다급히 물었다.
“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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