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권도현이 옥상으로 달려 올라갔을 때 김하린은 난간 끝에 서 있었다.
바람에 휘청거리는 가느다란 몸은 금방이라도 아래로 떨어질 듯 위태로웠다.
“오지 마요... 제 인생은 서아 언니가 완전히 망쳐놨어요. 그런 제가 살아서 뭐 해요!”
“하린아!”
권도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목소리를 최대한 낮추고 부드럽게 달랬다.
“내 말 듣고 일단 내려와. 이 일은 내가 정리할게. 누구도 너한테 상처 못 주게 할 거야.”
절망에 빠진 김하린은 고개를 저었다.
“사람들이 다 저보고 도둑이고 내연녀래요... 제 명성은 이제 망했어요. 도현 오빠, 저 이제 살아갈 용기가 없어요.”
권도현은 김하린의 얼굴에서 과거 기억 속 윤서아의 잔영을 보았다.
그 순간, 윤서아를 떠올릴 때마다 치밀어 오르던 짜증과 불안이 씻은 듯 가라앉았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은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보호 본능이었다.
권도현은 조심스럽게 한 걸음 더 다가가 전례 없이 온화한 목소리로 약속했다.
“하린아, 무서워하지 마. 네 뒤는 내가 책임진다고 말한 거 기억나? 하늘이 무너져도 내가 대신 막아줄게. 그러니까 내려오자. 응?”
김하린의 눈에 아주 잠깐 눈치채기 힘든 득의가 스쳤다.
그녀는 망설이는 척하다가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권도현은 단숨에 김하린을 난간에서 잡아끌어 품에 끌어안았다.
그러자 김하린은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펑펑 울었다. 두 손은 그의 옷깃을 놓지 않은 채, 집요하게 움켜쥐고 있었다.
“괜찮아, 괜찮아. 다 끝났어.”
권도현은 그녀의 등을 토닥이던 손을 멈추고 기자들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그 눈빛은 순식간에 차갑고 섬뜩하게 변했다.
“오늘 일 사진 한 장, 글 하나라도 밖으로 흘리면 각오하세요.”
기자들은 그의 압도적인 기세에 서로 눈치만 볼 뿐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권도현은 김하린을 감싸안은 채, 경호원들의 보호 속에서 빠르게 현장을 빠져나갔다.
김하린은 차에 올라타서도 그의 옷자락을 놓지 않았다.
“도현 오빠... 저랑 집에 같이 가주시면 안 돼요? 저 혼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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