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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배선우는 품에 안겨 있는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짙은 눈동자 속에는 아직 잠이 덜 깬 듯, 망설임이 가득했고 길게 내려앉은 속눈썹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녀는 막 잠에서 깬 아기 고양이처럼 귀엽고 순해 보였다. 배선우가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돼지야, 이제 깬 거야?” 성보람은 문득 이전의 상황이 떠올라 얼굴이 붉어졌다. “얼른 내려줘요.” 배선우는 그녀를 벽 쪽 의자에 앉히고 응급실 접수처로 향했다. 대기 인원이 많지 않아 그는 바로 접수를 마쳤다. 모든 과정은 2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배선우가 진료표를 들고 돌아왔을 때야 성보람은 눈동자를 굴리며 웃음을 머금었다. “배씨 가문은 소운시에서 손꼽히는 부자잖아요. 선우 씨는 배경 그룹 대표인 데다가 전 세계를 배경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사람인데 드라마나 소설에 나오는 설정대로라면 병원에 오면 원장님이랑 유명 전문의들이 줄지어 마중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제가 잘못 본 건가요? 정말 접수하고 온 거예요?” 배선우는 그녀의 작고 붉은 입술이 계속 움직이는 걸 바라보다가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 “소설 너무 많이 봤네. 급한 것도 아닌데 뭘. 하루이틀 줄 서도 죽는 병은 아니잖아.” 성보람은 그를 노려보았다. ‘참 못됐어.’ 배선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여긴 응급실이야. 정말 급하지 않으면 누가 이 시간에 병원을 오겠어. 소설에서처럼 원장이니 전문의니 불러내는 건 의료 자원 낭비야. 조용히 줄이나 서. 옆에 환자들 못 봤어? 배 아파서 허리도 못 펴고 있잖아.” 성보람은 잠시 멈칫하다 옆을 돌아봤다. 한 여성이 배를 움켜쥐고 고통스럽게 몸을 구부린 채 남편 손을 꼭 쥐고 있었다. “왜 아직도 안 불러요? 나 진짜 죽을 것 같단 말이에요.” 그에 비해 성보람은 멀쩡한 편이었다. ‘이 사람 나보다 훨씬 현실적이잖아. 내가 너무 몰랐던 건가...’ 7분쯤 지났을까, 성보람의 차례가 되었다. 진료실에는 여의사가 있었다. 그녀는 성보람의 얼굴을 보자마자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배선우를 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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