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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밤은 깊었고, 숲에는 눈이 세차게 내렸다. 눈보라가 민설아의 볼을 때릴 때마다 따갑게 스쳤다. 민설아는 손전등을 꼭 쥔 채, 주승민의 발자국을 따라 조심스레 눈밭을 걸었다. “앞에 뭔가 움직여요.” 주승민이 갑자기 멈춰 섰고 낮게 깔린 목소리는 한층 더 긴장돼 있었다. 민설아도 숨을 죽였다. 그의 시선을 따라 어둠을 들여다보자 멀지 않은 숲속에서 희미한 손전등 불빛이 흔들렸고, 금속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도 미세하게 들렸다. “밀렵꾼입니다.” 주승민은 눈에 얇게 얼음이 끼인 채, 깊은 눈빛으로 민설아를 바라봤다. “여기서 기다리세요. 절대 움직이지 말고요.” “조심하세요.” 민설아가 대답했을 때, 주승민의 실루엣은 이미 검은 소나무들 사이로 사라지고 있었다. 혼자 남겨진 민설아는 굵은 소나무 뒤에 몸을 숨겼다. 긴장 때문인지 심장이 요란하게 뛰어, 숨을 제대로 고르기조차 어려웠다. 바람이 울부짖고 눈발이 나뭇가지를 때렸다. 민설아는 귀까지 곤두세워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분간하려 애썼다. 바로 그때였다. “뚝.” 바로 등 뒤에서 마른 나뭇가지를 밟는 소리가 들리자 민설아의 등골이 서늘하게 굳었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언제 나타났는지도 모를 사내가 어둠 속에 서 있었다. 얼굴은 살기가 가득한 잔근육으로 일그러져 있었고 손에는 번뜩이는 사냥칼이 들려 있었다. “아가씨, 조용히 해.” 사내가 누런 이를 드러내며 비틀어진 웃음을 지었다. “비켜. 안 본 걸로 해줄 테니까.” 순간, 민설아는 피가 얼어붙는 느낌이 들었다. 민설아는 가까스로 침착함을 유지하며 양손으로 무전기를 움켜쥐었다. “여기는 산림 지대 제3 보호구역입니다. 밀렵꾼 발견, 지원 요청 바...” “X발!” 사내는 욕설과 함께 민설아에게 달려들었다. 민설아는 몸을 틀어 피하더니, 눈을 박차고 그대로 달아났다. 얼어붙은 공기가 폐를 찌르듯 아파도 민설아는 멈출 수 없었다. “이년이!” 사내의 거친 숨소리가 바로 뒤까지 밀려왔다. “탕!” 그 순간, 총성이 숲을 찢었다. 총알이 민설아의 귀 옆을 스쳐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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