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화
소이현은 권승준의 벤틀리를 한눈에 알아봤다.
늘 운전기사가 대기하고 있었기에, 차에 오르자마자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소이현이 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운전기사가 조용히 자리를 떴다.
소이현은 굳이 묻지 않았다. 그저 권승준이 강도훈과 이야기를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릴 생각이었다.
‘두 사람은 무슨 얘기를 했을까...’
곧바로 답을 떠올릴 수는 없었다.
소이현은 고개를 숙여 손에 들린 이혼 증명서를 바라봤다. 한 번 펼쳐 보고 다시 반으로 접었다가 또다시 펼쳤다.
마음속에서 뒤섞이는 감정은 말로 정리하기 어려웠다.
다만 분명한 해방감을 느꼈다. 오랫동안 몸에 묶여 있던 보이지 않는 족쇄가 끊어졌다는 느낌.
그 족쇄의 다른 한쪽 끝에는 강도훈이 매여 있었다. 이제는 그 결혼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더는 눈치를 보지 않아도, 스스로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삶이 눈앞에 있었다.
그래서 복잡함과 동시에, 설명하기 힘든 희열을 느꼈다.
물론 그 감정이 오래가지는 않으리라는 것도 알았다. 시간이 지나면 도파민은 가라앉고 감정은 어느 지점에서 한 번 꺼질지도 모르니까.
그러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분명히 홀가분했다.
십여 분쯤 지났을까, 아니면 그보다 조금 더 지났을까, 소이현은 멀리서 권승준이 걸어오는 모습을 발견했고 자연스럽게 시선을 그에게 고정했다.
그동안 소이현이 알고 있던 권승준은 언제나 흠잡을 데 없는 사람이었다.
차갑고 고귀하고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분위기를 풍겼기에, 다툼이나 몸싸움과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의 권승준은 달랐다. 걸치고 있던 코트는 구김이 가 있었고 입가에는 옅은 멍이 남아 있었다.
이마 앞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 몇 가닥도 정돈되지 않은 채였다.
여전히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은 완벽하게 다듬어진 ‘권승준’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오히려 인간적으로 보였고 평소와 달리 자유로운 얼굴이었다.
소이현은 조수석에 앉은 채 문을 열고 내리려 했다.
그러나 문이 완전히 열리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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