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9화
강도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잔을 들이켰다.
한 모금, 또 한 모금.
속이 살짝 불편했지만 그는 미간만 좁힌 채 그대로 술을 마셨다.
그걸 눈치챈 고태훈이 결국 입을 열었다.
“위 안 좋잖아. 왜 이렇게 마셔?”
잔을 쥔 강도훈은 손을 잠시 멈칫했다.
그 순간, 소이현이 자주 끓여 주던 해장국과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챙겨주던 도시락이 떠올랐다.
부인할 수 없었다. 소이현은 그를 참 잘 챙겼다. 그 생각이 스치는 순간, 강도훈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이혼하고 나서야 그녀의 좋은 점을 떠올리는 자신이 스스로도 꽤 한심하게 느껴졌다.
해장국이든 위에 좋은 도시락이든 돈만 있으면 더 좋은 걸 얼마든지 살 수 있다.
그러니 소이현은 애초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였다.
강도훈은 지금 자신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감정도, 판단도 어딘가 삐뚤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건 전부 소이현이 이혼을 서두르던 태도 때문이었다. 강도훈에게 이혼이란 어디까지나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것이어야 했다. 결정을 내릴 권리는 그녀에게 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누구의 말도 들을 생각이 없었다.
고태훈이 독하지 않은 술로 바꿔주려 했지만 강도훈은 그의 손을 밀쳐내고는 그대로 술을 들이켰다.
“그래, 알아서 해.”
고태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하연서와 서태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연서는 강도훈이 소이현이라는 골칫거리를 떼어내게 되어 홀가분해졌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술로 감정을 억누르듯 마시는 모습에 그녀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어졌다.
서태경도 의아한 듯 물었다.
“기분 안 좋아?”
강도훈은 두 사람을 한 번 훑어보고는 대꾸하지 않았다. 다만 하연서의 표정이 마음에 걸린 듯 이내 낮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당연히 좋지.”
서태경은 고개를 갸웃했다.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
하연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현 씨가 또 뭐랬어?”
강도훈은 잔을 내려놓았다.
대답 대신 두 사람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할아버지 생신에 소이현을 데려갈 거야. 이혼한 건 당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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