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3화
소민찬은 이를 악물었다.
‘내가 너무 순진했어.’
권승준이 600억을 턱 내놓고도 소이현에게 아무 의도가 없을 리가 없었다. 권승준을 노려보는 소민찬의 눈빛에는 노골적인 불쾌감이 가득했다.
탁정철은 권승준의 사진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확신이 없었는데 막상 눈앞에 나타나자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아, 이 사람이구나.’
배현우도 이미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이 강했지만 권승준은 그보다 더했다. 얼굴이며 분위기며 남자인 탁정철이 봐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잘생겼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권승준에게서 풍기는 거리감은 배현우보다 훨씬 더 강했다. 배현우 앞에서는 어떻게든 말이 붙었는데 권승준 앞에서는 머릿속이 하얘지며 입이 턱 막혔다. 그게 바로 기세이자 사람을 말문 막히게 만드는 압박감이었다.
권승준이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오며 소민찬을 보더니 약간 의외라는 듯 말했다.
“날 마중까지 나왔네?”
탁정철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민, 민찬아... 너 진짜 권 대표님을 알아?”
권승준의 시선이 탁정철 쪽으로 옮겨왔다.
“그쪽이 탁정철 씨군요.”
탁정철은 그 한 번의 눈길에 몸이 딱 굳었다. 침착하려고 애썼지만 오히려 더 어색해졌다.
“네, 네... 권 대표님, 제가 탁정철입니다!”
권승준은 고개만 가볍게 끄덕이고 시선을 거뒀다. 그리고 얼굴이 잔뜩 굳어 있는 소민찬을 다시 바라보며, 마치 소민찬의 감정은 전혀 보이지 않는 사람처럼 담담히 말했다.
“길 안내해요.”
탁정철이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앞쪽으로 나섰다. 한 손을 내밀어, 딱 레스토랑 직원처럼 말했다.
“권 대표님, 이쪽으로 오시죠.”
소민찬은 표정이 더 일그러졌다. 그래도 탁정철이 저럴 수밖에 없는 건 이해했다. 소민찬도 겉으로는 큰소리치는 편이지만, 예전에 권승준과 서재에서 얘기하고 나온 뒤엔 다리가 풀릴 정도로 압도당했었다.
권승준의 기세는 아예 종류가 달랐다. 누가 봐도 만만해 보이는 사람이 있고, 건드리면 큰일 나는 사람이 있는데 권승준은 후자였다. 멀리서도 괜히 가까이 가기 싫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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