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다행히 지연희가 반응이 빨랐던 덕에 이내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고 인사를 건넸다.
“변호사님, 이제 돌아가서 사장님한테 제가 출근 시간에 몰래 나와서 게으름 피웠다고 이르면 안 돼요. 그럼 저 정말 큰일 나요.”
“게으름을 피웠다니요?”
그러자 허인우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말했다.
“저는 연희 씨가 클라이언트 만나러 나온 줄 알았어요.”
지연희는 덤덤한 표정으로 설명했다.
“여기는 제 친구예요. 친구가 다리를 다쳤는데, 마침 우리 회사 근처라고 해서 잠시 만나기로 약속했어요. 평소라면 잠깐 나와서 볼 시간도 없었을 거예요.”
고수혁은 여전히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지연희를 바라봤다. 하지만 따로 볼일이 있었던 그는 더 묻지 않고 옆에 서 있는 남자에게 말했다.
“아직 시간이 30분 정도 남았어요. 지금 그쪽으로 가면 될 거예요.”
그 말을 들은 허인우는 서둘러 고수혁을 뒤따라갔다.
두 사람이 떠난 후, 나는 심장이 빠른 속도로 뛰었고 손바닥에는 어느새 식은땀으로 흥건했다.
그때, 송미경은 나를 걱정하며 물었다.
“고수혁 설마 뭔가 눈치챈 게 아니야? 나 방금 고 대표의 눈빛이 너무 무서웠었어.”
나는 길게 심호흡하며 말했다.
“눈치를 채면 뭐 어쩔 건데. 마음대로 하라고 해. 어차피 네 날만 있으면 심폐 보조 장치가 출시될 텐데 무서울 게 뭐 있어.”
그 후, 우리는 지연희와 이혼에 대해 더욱 구체적인 얘기를 나눴다.
지연희는 우선 서아현의 머리카락을 구해 친자확인을 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그러자 송미경은 문득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
“그런데 고 대표는 왜 갑자기 변호사를 찾은 거지? 설마 우리처럼 몰래 이혼 준비를 하는 게 아니야? 고 대표가 워낙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잖아. 변호사와 어떻게 너를 맨몸으로 집에서 내쫓을지 계획하는 건 아니겠지?”
옆에서 가만히 얘기를 듣고 있던 지연희가 입을 열었다.
“그건 간단해요. 제가 사무실로 돌아가면 허 변호사님이 최근 고 대표님을 도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게요. 그리고 뭔가를 알아내면 바로 연락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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