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화

위층 서재로 들어온 연시윤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온몸으로 소름 끼치는 살기를 내뿜었다. 한 쌍의 검은 눈이 칼날처럼 차갑고 음울하게 엄철용을 노려보고 있었다. 연시윤의 분노에 엄철용은 익숙해졌지만 아직도 가슴이 떨리고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래서 알고 있는 내용을 연시윤에게 말한 뒤 한마디 덧붙였다. “도련님, 임지훈의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봤는데 다른 사정이 있다고 하더니 일단 임지훈에게 물어본 후 답변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연시윤은 살기가 서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임이서를 다치게 한 놈, 어떤 손으로 때렸는지 알아봐요. 그 손으로 죗값을 치르게 할 테니.” 엄철용은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임지훈의 손이 더는 안전하지 못할 것 같았다. 목숨을 빼앗지 않은 것만으로도 연시윤에게는 큰 양보를 한 것이었다. “알겠습니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아래층. 연시윤이 위층으로 올라간 후에야 겨우 거실로 들어온 연정우는 죽을 고비를 넘긴듯한 표정을 지으며 임이서 옆으로 달려가 물었다. “야, 너 왜 우리 상전님 건드린 거야? 깜짝 놀라서 죽는 줄 알았잖아!” 임이서가 연정우를 흘겨보며 말했다. “내가 건드린 거 아니야.” 연정우는 믿지 않았다. “우리 상전님 오랫동안 화를 내지 않으셨단 말이야, 화낼 때 얼마나 무서운데. 잘 들어, 앞으로 상전님이 뭐라고 하면 그냥 알겠다고 하고 고개를 끄덕여. 할 수 있든 없든 일단 동의하고 순종해야 해. 화내면 정말 무서우니까. 상전님이 화내시는 게 두려우면 너도 상전님 표정이 어두워지는 거 보자마자 바로 도망쳐. 안 그럼 바지에 오줌 쌀 수도 있어.” 임이서가 연정우의 아래를 흘끗 보며 말했다. “너 오줌 싼 적 있어?” 연정우는 즉시 식탁 반대편으로 걸어가며 부인했다. “무슨 소리야! 난 연정우야. 바지에 무슨 오줌을 싸! 웃기지 마!” 임이서는 연정우가 분명 바지에 오줌을 싼 적이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화를 내면 야수나 악마보다도 더 무서운 연시윤의 모습에 연정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