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화
엄철용은 온화한 어투로 말했다.
“이서 씨,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도련님께서는 오늘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요. 일하는 시간도 약속한 시간에 맞춰서 하셨어요.”
임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네요.”
마침 연시윤이 계단을 내려왔다. 그는 키가 크고 어깨도 넓었던지라 바로 임이서의 시선을 끌게 되었다. 그는 오늘 유난히도 정식적인 차림이었다. 핏이 딱 떨어지는 검은색 정장에 조금은 회색이 섞인 파란 넥타이를 했다. 신발 또한 새것인지 반짝반짝 빛이나 완벽했다.
게다가 평상시의 무뚝뚝한 표정이 더해지니 포스가 엄청났다. 늘 집에서 캐주얼한 옷만 입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그간 잘 흔들리지 않던 임이서마저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넋 놓고 그를 보았다. 속으로 몇 번이고 감탄했는지 모른다.
‘여자들이 홀딱 반하겠네!'
그 순간 연시윤은 그녀를 보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봄처럼 따듯한 미소를 지었다. 무뚝뚝하던 눈빛에도 생기가 돌아 밤하늘에 빛나는 별 같았다. 임이서는 그런 그의 모습을 한참 멍하니 보았다. 정말이지 하마터면 그의 눈빛에 매료될 뻔했다.
정신이 들었을 땐 그녀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뒤였다. 황급히 시선을 돌린 후 입을 열었다.
“시윤 씨, 외출하려고요?”
그렇지 않다면 이렇듯 차려입을 리가 없지 않겠는가. 오늘따라... 유난히도 반짝반짝 빛나 보였다.
엄철용도 한껏 꾸민 연시윤을 보고서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곧이어 임이서를 향한 연시윤의 부드러운 눈빛을 발견하고는 무언가 눈치챈 듯 미소를 지었다.
연시윤이 입을 열기도 전에 지켜보던 연정우가 흥미진진한 얼굴로 말했다.
“오늘 엄청나게 더운데. 상전님, 그렇게 껴입으면 안 더워요?”
웃음을 머금은 연시윤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굳어졌다. 이내 그대로 시선을 돌려 연정우를 살짝 째려보았다. 등골이 서늘해진 연정우는 바로 과일 그릇을 들고 자리를 피해버렸다.
연시윤은 다시 시선을 돌려 임이서를 보았다. 차가웠던 눈빛 또한 조금 전의 온화한 눈빛으로 돌아왔다.
“저녁 시간이네요. 얼른 저녁 먹어요.”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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