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화
임효진은 더는 미소를 유지할 수 없을 것만 같아 다소 난감한 어투로 말했다.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괜히 오해받을 수도 있고. 그냥 우유 한 병인데 줄게.”
임이서는 담담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
“이렇게 비싼 우유를 내가 어떻게 전부 마실 수 있겠어. 그냥 네가 남긴 거 마실게. 그런 게 아니라면 난 안 마실 거야.”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말을 돌렸다.
“임효진이 안 마신다고 하니 임지성 네가 마시면 되겠다. 나 같은 사람은 우유 한 병 다 마실 수 없잖아. 난 그냥 너희들이 남긴 거 마시면 돼.”
임지성은 코웃음을 쳤다. 어딘가 이상한 기분이 느껴지긴 했지만 자신에게 굴복하는 임이서의 모습을 너무도 바라왔다. 우월감을 느낀 임지성은 임효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리 줘.”
임효진은 당황한 눈빛으로 우유를 꽉 들었다.
“오빠, 그러지 마.”
“쟤가 우리 남긴 거 먹겠다고 했어. 우리가 강요한 것도 아니잖아. 얼른 줘.”
임지성의 목소리가 다소 가라앉았다. 그럼에도 임효진은 우유를 꽉 든 채 고개를 저었다. 당황한 것이 분명한 모습이었다. 그러자 임지성은 미간을 구겼다. 오늘따라 임효진이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임효진은 바로 머리를 굴리며 친구들에게 말했다.
“이렇게 하자. 어쨌든 나와 오빠는 임이서랑 그동안 이런저런 일이 많았잖아. 우리가 마시고 임이서한테 주면 괴롭히는 게 되고 다른 사람도 오해할 거야. 난 그런 걸 바라지 않아. 너희들이 마시고 한 모금만 남겨서 임이서한테 줘.”
‘봐, 효진이가 얼마나 착한데.'
그들은 감동한 얼굴로 임효진을 보았다. 그러나 곧 임효진의 희생양이 될 거라고는 몰랐다.
임이서는 입꼬리를 씩 올리며 흥미롭다는 듯 그들을 보았다.
“그래, 내가 마실게!”
오윤지가 나서며 우유를 받았다. 그러고는 똑똑한 척 임이서를 보며 말했다.
“굳이 우리가 남긴 걸 마시겠다고 하는 거 보면 설마 이 우유도 저 콜라처럼 뭔가를 넣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하하하, 배꼽 빠지겠네. 이 우유는 시중에서도 쉽게 구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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