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5화
임이서는 현장에 없었지만, 조금 전 거실에서 터져 나온 고성이 고스란히 들리는 것만 같았다.
약 반 시간 전.
연시윤과 연정우가 식탁에 마주 앉아 저녁을 먹으려던 참이었다.
모든 게 평온해 보이는 순간 연정우가 갑자기 물었다.
“내 누나는 왜 안국에 가둬 둔 거예요?”
연시윤의 목소리가 싸늘했다.
“알 필요 없어.”
“왜 나는 알면 안 되는데요?”
옆에 있던 엄철용이 급히 말했다.
“작은 도련님, 큰 도련님께서 말씀 안 하시는 것도 다 도련님을 위한 배려입니다.”
그 말에 연정우는 무언가가 끓어오른 듯 폭발했다.
“뭐든 전부 나를 위한 거라고 했죠? 나를 여기 데려와 부모님이랑 못 만나게 하는 것도, 누나가 나를 보러 왔다고 해외에 묶어 두는 것도 전부 나를 위해서예요? 나 이제 성인이에요! 더 이상 아무것도 모르는 애가 아니라고요!”
“...”
“다들 상전님이 나를 데려와 와이엔 그룹 후계자로 키운다고 해요. 근데 실제로는 내가 배우고 싶다고 하면 알려 주고, 싫다고 하면 그냥 내버려둬요. 그게 무슨 교육이에요? 그냥 반려동물 키우듯 두고 상전님 기분만 맞추는 거잖아요!”
엄철용이 달래듯 말했다.
“작은 도련님,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큰 도련님께서 얼마나 도련님을 아끼시는지 도련님이 가장 잘 아시잖아요.”
“애지중지하는 반려동물 말이죠?”
연정우는 씩씩거리며 중얼거렸다.
“사람들은 상전님이 곁에 둘 정도면 내가 행운아인 거래요. 이제는 그런 말들이 웃기기만 하네요. 그냥 내 팔자가 사나운 것일 뿐인데.”
“...”
“여기 사는 건 감옥에 갇힌 거랑 다를 게 없어요. 부모님, 형, 누나 아무도 나를 못 만나고, 나한테는 제 발로 가람시에 갈 자유도 없어요. 누나가 고3 때 겨우 한번 와 줬는데 그것도 해외에 묶어 뒀잖아요. 나는 사람이에요, 사고파는 짐승이 아니라!”
그는 연시윤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도 못한 채, 고개를 돌리고 불만을 쏟아냈다.
“너는 반려동물이 아니야.”
연시윤이 낮게 말했다. 냉기 어린 목소리 속에 쉽게 꺼내지 못할 비밀이 숨어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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