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1화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많은 세월 동안 누구도 연정우에게 진실을 털어놓을 용기를 내지 못했다. 연시윤이 다시 말했다. “나는 정우한테 할 수 있는 한 보상해 줄 수밖에 없어. 그러니까 그 애가 와이엔 그룹의 후계자가 되고 싶다면 나 역시 들어줄 생각이야. 이서야, 너도 이해할 수 있겠어?” 임이서는 반사적으로 말했다. “당연하죠! 태어나는 건 선택할 수 없지만,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요. 형이라면 능력이 되는 한 동생을 도와야죠.” “네가 그렇게 생각해 준다니 기뻐. 나중에 우리한테 아이가 생기면, 나는 그 애한테 와이엔 그룹 후계자라는 신분보다 더 귀한 것을 줄 거야.” “???” 임이서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지, 지금 뭐라고 했어요?!” 연시윤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살짝 휘어진 눈매에는 다정함이 서려 있었고, 새까만 두 눈동자는 깊이를 알 수 없었다. 그 뜨거운 시선이 임이서의 심장을 거의 태울 듯 달아오르게 했다. 그가 뚜렷한 마디가 드러나는 손을 뻗어 허공에서 멈칫한 작은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저음이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가 살짝 불만을 머금은 듯 울렸다. “내가 이렇게까지 표시를 했는데, 너 언제까지 모르는 척할 생각이야?” 임이서는 놀라 손을 빼내며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등이 책장에 부딪히고서야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말했다. “시윤 씨, 우리 잠깐 진정해요. 시윤 씨가 무슨 뜻인지 어쩌면 알 것 같지만... 그러니까... 그러니까 둘 다 한 번 식히는 게 좋겠어요! 네, 진정부터 해요!”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밖으로 달려 나가려 했다. 그때 연시윤이 이마를 누르며 얼굴을 찡그렸다. “머리가 너무 아파.” 임이서의 발걸음이 멈췄다. 몸이 머리보다 빨랐는지, 그녀는 어느새 다시 돌아섰다. “다시 좀 풀어 줄게요.” 그 곁을 지나려던 순간, 연시윤이 손목을 움켜쥐고 힘껏 끌어당겼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임이서는 그의 넓은 허벅지 위에 푹 앉아 버렸다. 머릿속이 쿵 하고 터지듯 하얘졌고, 얼굴은 금